언어

[묵상] 에피쿠로스: ἐπιθυμίαι ἀναγκαῖαι

neon_eidos 2023. 3. 11. 10:52

'메노이케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에피쿠로스가 욕망을 분류하고 쾌락이라는 궁극선에 비추어 평가하는 대목에 대해 중점적으로 생각해보고자 한다. 또 궁극 목적이 달성하기 쉽다는 대목, 그리고 이러한 이론들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대목을 함께 생각해보려고 한다. 

 

from 디오게네스 라에르티오스, 김주일·김인곤·김재홍·이정호 옮김, 2021,  『유명한 철학자들의 생애와 사상 2』, 나남.

 

1. ἐπιθυμίαι ἀναγκαῖαι, φυσικαί μόνον, κεναί (필수적인, 단지 자연적인, 또는 헛된 욕망들)

[127] ... "Ἀναλογιστέον δὲ ὡς τῶν ἐπιθυμιῶν αἱ μέν εἰσι φυσικαί, αἱ δὲ κεναί.
욕망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자연적인 것이고 어떤 것들은 근거 없는 것들임을 고려해야 한다. 

καὶ τῶν φυσικῶν αἱ μὲν ἀναγκαῖαι, αἱ δὲ φυσικαὶ μόνον: τῶν δ᾽ ἀναγκαίων αἱ μὲν πρὸς εὐδαιμονίαν εἰσὶν ἀναγκαῖαι, αἱ δὲ πρὸς τὴν τοῦ σώματος ἀοχλησίαν, αἱ δὲ πρὸς αὐτὸ τὸ ζῆν.
그리고 자연적인 것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필수적인 것이고 어떤 것들은 단순히 자연적인 것에 불과하며, 필수적인 것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고 어떤 것들은 몸의 평정을 위해 필요한 것이며, 어떤 것들은 삶 자체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p.389)

[128] τούτων γὰρ ἀπλανὴς θεωρία πᾶσαν αἵρεσιν καὶ φυγὴν ἐπανάγειν οἶδεν ἐπὶ τὴν τοῦ σώματος ὑγίειαν καὶ τὴν τῆς ψυχῆς ἀταραξίαν, ἐπεὶ τοῦτο τοῦ μακαρίως ζῆν ἐστι τέλος. 
이것들에 관한 흔들림 없는 고찰은 우리로 하여금 모든 선택과 기피를 몸의 건강과 영혼의 평정에 연관시킬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몸의 건강과 영혼의 평정이야말로 복된 삶의 목적이니까.

τούτου γὰρ χάριν πάντα πράττομεν, ὅπως μήτε ἀλγῶμεν μήτε ταρβῶμεν: ὅταν δ᾽ ἅπαξ τοῦτο περὶ ἡμᾶς γένηται, λύεται πᾶς ὁ τῆς ψυχῆς χειμών, 
우리의 모든 행위는 고통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 바로 이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일단 우리에게 이것이 생기게 되면, 영혼의 폭풍은 완전히 진정된다.
(χειμών , ῶνος, ὁ: winter; storm)

οὐκ ἔχοντος τοῦ ζῴου βαδίζειν ὡς πρὸς ἐνδέον τι καὶ ζητεῖν ἕτερον ᾧ τὸ τῆς ψυχῆς καὶ τοῦ σώματος ἀγαθὸν συμπληρωθήσεται.
왜냐하면 이제 살아 있는 것은 부족한 것이라도 있는 양 무언가를 찾아 돌아다니거나 영혼의 좋음과 몸의 좋음을 충족시켜 줄 다른 것을 쫓아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pp.389-390)

+ 핵심 교설들 중에서

[148] ... 26) Τῶν ἐπιθυμιῶν ὅσαι μὴ ἐπ᾽ ἀλγοῦν ἐπανάγουσιν ἐὰν μὴ συμπληρωθῶσιν, οὐκ εἰσὶν ἀναγκαῖαι ἀλλ᾽ εὐδιάχυτον τὴν ὄρεξιν ἔχουσιν, ὅταν δυσπόριστοι ἢ βλάβης ἀπεργαστικαὶ δόξωσιν εἶναι.
욕망들 가운데서 충족되지 않아도 우리를 괴로움으로 이끌어가지 않는 것들은 필수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들은 얻기가 어렵거나, 해를 가져온다고 여겨질 때는 충족의 열망이 쉽게 해소되는 욕망들이다. (p.400)

[149] 29) Τῶν ἐπιθυμιῶν αἱ μέν εἰσι φυσικαὶ <καὶ ἀναγκαῖαι: αἱ δὲ φυσικαὶ> καὶ οὐκ ἀναγκαῖαι: αἱ δὲ οὔτε φυσικαὶ οὔτ᾽ ἀναγκαῖαι ἀλλὰ παρὰ κενὴν δόξαν γινόμεναι.
욕망들 가운데 어떤 것들은 자연적인 것이자 필수적인 것이지만, 어떤 것들은 자연적인 것이면서도 필수적인 것은 아니다. 또 어떤 것들은 자연적인 것도 아니고 필수적인 것도 아니며 근거 없는 의견으로 말미암아 생겨난 것이다. (p.400)

30) Ἐν αἷς τῶν φυσικῶν ἐπιθυμιῶν, μὴ ἐπ᾽ ἀλγοῦν δὲ ἐπαναγουσῶν ἐὰν μὴ συντελεσθῶσιν, ὑπάρχει ἡ σπουδὴ σύντονος, παρὰ κενὴν δόξαν αὗται γίνονται καὶ οὐ παρὰ τὴν ἑαυτῶν φύσιν οὐ διαχέονται ἀλλὰ παρὰ τὴν τοῦ ἀνθρώπου κενοδοξίαν. 
자연적이지만 충족되지 않아도 괴로움으로 이끌어가지 않는 욕망들 중에 열의가 강렬한 것들은 근거 없는 의견으로 말미암아 생겨났으며, 그것들이 완화되지 않는 것은 자신의 본성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의 근거 없는 의견 때문이다. (p.400)

 

2. εὐπόριστος (쉽게 달성될 수 있음)

[133] Ἐπεὶ τίνα νομίζεις εἶναι κρείττονα τοῦ καὶ περὶ θεῶν ὅσια δοξάζοντος καὶ περὶ θανάτου διὰ παντὸς ἀφόβως ἔχοντος καὶ τὸ τῆς φύσεως ἐπιλελογισμένου τέλος, καὶ τὸ μὲν τῶν ἀγαθῶν πέρας ὡς ἔστιν εὐσυμπλήρωτόν τε καὶ εὐπόριστον διαλαμβάνοντος, τὸ δὲ τῶν κακῶν ὡς ἢ χρόνους ἢ πόνους ἔχει βραχεῖς ...
도대체 이런 사람보다 우월한 자가 누구라고 자네는 생각하는가? 신들에 대해 경건한 생각을 가지고 있고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으며 자연이 정한 목적을 깊이 생각하는 사람보다 말일세. 이 사람은 좋은 것들의 한계는 쉽게 충족되고 쉽게 달성될 수 있지만 나쁜 것들의 지속 시간과 힘듦은 짧고 가볍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있으며 ... (p.392)

+ 핵심 교설들 중에서

[144] 15) Ὁ τῆς φύσεως πλοῦτος καὶ ὥρισται καὶ εὐπόριστός ἐστιν: ὁ δὲ τῶν κενῶν δοξῶν εἰς ἄπειρον ἐκπίπτει. 
자연이 요구하는 부(富)는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쉽게 얻어진다. 그러나 헛된 의견들이 요구하는 부는 무한정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p.398)

[146] 1) Ὁ τὰ πέρατα τοῦ βίου κατειδὼς οἶδεν, ὡς εὐπόριστόν ἐστι τὸ <τὸ> ἀλγοῦν κατ᾽ ἔνδειαν ἐξαιροῦν καὶ τὸ τὸν ὅλον βίον παντελῆ καθιστάν: ὥστ᾽ οὐδὲν προσδεῖται πραγμάτων ἀγῶνας κεκτημένων.
삶의 한계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결핍으로 인한 괴로움을 제거하는 것과 전 생애를 완벽하게 만드는 것이 얼마나 쉬운 일인지 안다. 그러므로 경쟁을 포함하는 행위들은 조금도 필요하지 않다. (p. 399)

 

3. μελετᾶν, μνημονεύειν (철학의 수행 방법: 반복 연습, 요점 기억) 

[135] ... Ταῦτα οὖν καὶ τὰ τούτοις συγγενῆ μελέτα πρὸς σεαυτὸν ἡμέρας καὶ νυκτὸς πρός τε τὸν ὅμοιον σεαυτῷ, καὶ οὐδέποτε οὔθ᾽ ὕπαρ οὔτ᾽ ὄναρ διαταραχθήσῃ, ζήσεις δὲ ὡς θεὸς ἐν ἀνθρώποις. οὐθὲν γὰρ ἔοικε θνητῷ ζῴῳ ζῶν ἄνθρωπος ἐν ἀθανάτοις ἀγαθοῖς." 
위의 가르침과 이런 종류의 가르침들을 밤낮으로 익히도록 하게. 자네 혼자도 하고 자네와 비슷한 자와 같이도 하게. 그렇게 하면 자네는 깨어 있을 때나 잠들어 있을 때나 결코 영혼이 동요하지 않고 사람들 가운데 신처럼 살게 될 것이네. 왜냐하면 불사하는 좋은 것들 사이에서 살아가는 사람은 죽어야 할 생명들과는 닮은 점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p.393)
(μελέτα: μελετάω, 2sg. imper. [-aw 축약동사 2인칭 명령형: -a])

+ 헤로도토스에게 보내는 편지 도입부

[35] ... καὶ τοὺς προβεβηκότας δὲ ἱκανῶς ἐν τῇ τῶν ὅλων ἐπιβλέψει τὸν τύπον τῆς ὅλης πραγματείας τὸν κατεστοιχειωμένον δεῖ μνημονεύειν: τῆς γὰρ ἀθρόας ἐπιβολῆς πυκνὸν δεόμεθα, τῆς δὲ κατὰ μέρος οὐχ ὁμοίως.
그리고 학설 전체의 연구에 충분한 진전을 본 사람들도 전체 체계의 요강을 -- 이 요강은 기초 원리들로 개진되어 있다 --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자주 필요로 하는 것은 포괄적 이해이며 세부적 이해는 그렇게 자주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이다. (p.340)

[36] Βαδιστέον μὲν οὖν καὶ ἐπ᾽ ἐκεῖνα συνεχῶς, ἐν <δὲ> τῇ μνήμῃ τὸ τοσοῦτο ποιητέον, ἀφ᾽ οὗ ἥ τε κυριωτάτη ἐπιβολὴ ἐπὶ τὰ πράγματα ἔσται καὶ δὴ καὶ τὸ κατὰ μέρος ἀκρίβωμα πᾶν ἐξευρήσεται, τῶν ὁλοσχερωτάτων τύπων εὖ περιειλημμένων καὶ μνημονευομένων: ἐπεὶ καὶ τῷ τετελεσιουργημένῳ τοῦτο κυριώτατον τοῦ παντὸς ἀκριβώματος γίνεται, τὸ ταῖς ἐπιβολαῖς ὀξέως δύνασθαι χρῆσθαι, ἑκάστων πρὸς ἁπλᾶ στοιχειώματα καὶ φωνὰς συν-αγομένων. οὐ γὰρ οἷόν τε τὸ πύκνωμα τῆς συνεχοῦς τῶν ὅλων περιοδείας εἰδέναι μὴ δυνάμενον διὰ βραχεῶν φωνῶν ἅπαν ἐμπεριλαβεῖν ἐν αὑτῷ τὸ καὶ κατὰ μέρος ἂν ἐξακριβωθέν.
그러므로 우리는 끊임없이 기초 원리들로 되돌아가야 하며, 충분히 그것들을 기억 속에 담아 두어야 한다. 사물에 관한 가장 핵심적인 이해를 얻을 수 있을 정도까지 말이다. 더 나아가, 학설의 가장 일반적인 원리들에 대한 요강을 철저히 파악하여 기억함으로써 우리는 세부적인 정확한 지식도 모두 알아내게 될 것이다. 이미 충분히 연구한 사람에게도 자신이 이해한 것들을 재빨리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은 모든 정확한 지식의 가장 핵심적인 특징이며, 그렇게 할 수 있으려면 그것들 각각을 단순한 원리들과 공식들로 되돌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세부적으로 정확하게 표현될 수 있는 것도 그것을 짧은 공식들로 자신 속에 모두 포괄할 수 없을 경우에는, 전체들의 긴밀한 연관관계가 압축적으로 이해될 수 없기 때문이다. (pp.340-341)

 

[주저리]

- 궁극 목적을 분명히 가지고 산다는 게 이런 것. 그것에 비추어 다른 모든 것을 평가하고 선택한다는 것.

- 욕망은 언제까지나 자신이 추구하는 목적에 비추어 검토되고, 평가되고, 선택적으로 충족되어야 할 대상이라는 것. 욕망을 거리 두고 따져보기.

-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 번 하는 걸로 충분하지 않고, 반복해서 기억해내는 노력이 필요하다. (삶으로서의 철학이라는 고대철학의 특징 잘 보여줌)

- 그런데, 궁극 추구 지점에 대한 전망이 매력적이진 않은 듯. 고통과 두려움을 벗어나면 더 이상의 추구할 좋음이 없다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