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및 시험/도덕교과교육론

22-2 도덕·윤리교육론 기말고사 준비: 반두라 (교재 1장)

neon_eidos 2022. 12. 3. 14:04

정창우(2022). 반두라 ‘도덕적 이탈 이론’의 도덕교육적 함의. 『변혁적 도덕 역량 증진을 위한 도덕교육론』. (pp.17-46) 교육과학사. 요약 정리
 
1. 반두라의 도덕적 이탈 이론
- 반두라는 도덕적 이탈 이론을 통해 도덕적 행동 실패의 원인을 설명
- 도덕적 이탈이란 도덕적 기준이 특정 상황에서 자신에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스스로 확신시키는 과정
- 즉,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도덕적 기준을 변경하지 않으면서비도덕적 행위를 수용 가능한 것으로 인지적으로 재구성하는 과정
- 이는 도덕적 자기조절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게 하여 폭력을 비롯한 비인간적 행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듬
- 비도덕적 행위의 원인을 단순히 행위자가 악한 사람이라는 데서 찾는 것은 악을 예외적인 것, 우리 자신과 무관한 것으로 파악하려는 욕구의 발로일 수도. 나쁜 사람만 나쁜 행동을 하는 게 아니라, 우리 누구나 어떤 특정한 상황에 처하면 도덕적 이탈 메커니즘이 작동해서 비도덕적 행동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우리 모두 도덕적 이탈 메커니즘을 알고 이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
 
2. 도덕적 이탈의 여덟 가지 메커니즘

Bandura, 2002: 103 (교재 p. 21에 한국어로)

- 비도덕적인 행위를 도덕적인 것으로 재규정하는 ‘①도덕적 정당화’, 더 심각한 사례와 비교하여 자신의 행위를 덜 나쁜 것으로 보이게 하는 ‘②유리한 비교’, 정화된 언어를 통해 책임을 경감하는 ‘③완곡한 표현’(예: 군사작전을 '정밀한 외과수술적 타격'이라고 표현) (이상 ①~③은 비난받을 만한 행위에 관련됨) 
- 자신의 능동적 역할을 축소하고 특히 상위 명령권자 등에게 책임을 지우는 ‘④책임 전가’(예: 아이히만, 밀그램 실험), 분업이나 집단 행위 등으로 행위의 주체가 모호해짐으로써 도덕적 통제력이 약화되는 ‘⑤책임 분산’(이상 ④, ⑤는 행위에 대한 책임을 감소시키는 것)
- 행위의 결과가 가시적이지 않거나 시간적으로 거리가 있을 때 나타나기 쉬운, 결과에 대한 ‘⑥축소·무시·왜곡’ (예: 밀그램 실험에서, 상대의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를 들으면 비도덕적 명령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아짐) (결과에 관련됨)
- 피해자를 인간이 아닌 악마나 야수로 간주하여 공감적 반응을 멈추는 ‘⑦비인간화’(전시, 학살)와 적이나 상황을 비난하여 자신의 행위를 정당한 것으로 만드는 ‘⑧비난의 귀인’ (이상 ⑦, ⑧은 피해자에 관련됨)
 
3. 도덕적 이탈 이론에 기초한 도덕교육 실천 방안
- 첫째, 도덕적 행위는 억제하는 것(inhibitive)과 능동적인 것(proactive)의 이중적 양상을 지닌다는 반두라의 주장을 고려하여, 상황 논리를 극복하고 비인간적 행위를 삼갈 수 있는 힘과 인간적으로 행위할 수 있는 힘을 모두 길러주어야

   [반두라 이론은 그동안 도덕과에서 ‘어떻게 도덕적으로 살아야 하는가’라는 능동적 차원의 도덕성에 치중하고 ‘비도덕적 행위를 어떻게 거부할 것인가’라는 억제적 차원의 도덕성에 소홀했다는 한계를 개선하는 데 기여]
- 둘째, 도덕적 행위를 개인과 사회적 영향 간의 상호작용의 산물로 간주하는 반두라의 상호결정론적 관점에 따라, 도덕적 이탈을 조장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의 문제점을 개선함으로써 도덕교육을 위한 우호적 환경을 조성해야. 개인의 도덕적 기준만으로는 비인간적 행위를 거부하기에 충분하지 않음
- 셋째, 어린 시기의 도덕적 이탈 여부가 이후 삶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종단 연구 결과들을 고려하여, 초중등 도덕교육을 통해 도덕적 이탈을 교정함으로써 더 큰 도덕적 이탈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해야. 이를 위해 올바른 모델링을 비롯한 학급 분위기 조성, 사회적 제재에서 자기평가적 제재로발달적 전환 촉진, 아동의 발달 수준에서 나타나는 도덕적 이탈 기제에 대한 인식 강조 등이 필요
-  넷째, 반두라가 강조한 인지적, 메타인지적, 동기적 기능 중에서 특히 메타인지적 기능에 기초한 윤리적 성찰을 강조해야. 사람들은 자기비난을 통한 자기제재를 회피하고자 하기 때문에 도덕적 이탈의 유혹을 받게 되지만, 이러한 심리적 과정에 대한 메타인지적 자기성찰 기능을 발휘한다면 선택의 순간에 자기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음
 
4. 메타인지적 자기성찰 기능 강조
- 반두라의 도덕적 이탈 이론을 바탕으로 도덕과에서는 무엇보다도 메타인지적 자기성찰 기능 발달을 촉진해야. [자신이 사용하는 도덕적 이탈에 대한 모니터링과 조절.]
학생들에게 도덕 문제에 대한 자신의 반응과 자신이 사용한 도덕적 이탈 메커니즘에 대한 윤리적 성찰의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도덕적 이탈을 감소시킬 수 있음. 도덕적 이탈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도덕적 이탈에 대한 자기관찰, 인식, 모니터링 및 조절의 과정을 포함하는 메타인지적 기능을 발휘하여 도덕적 이탈을 극복할 수 있도록 지도해야.
- 도덕과에서는 메타인지적 자기성찰 기능을 도덕과의 핵심 기능 중의 하나로 설정하고 교육과정 및 교과서에서 강조할 필요가 있음. 도덕노트, 체크리스트, 프로젝트 수업, 행동일기, 자서전 쓰기 등의 방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도덕적 이탈은 인지편향과도 긴밀하게 대응하기 때문에, 도덕적 성찰에 대한 자기성찰은 인지편향에 대한 검토와 결합하여 효과가 극대화될 수 있음


 
[원문 추천]
1. Bandura, A. (2002). Selective Moral Disengagement in the Exercise of Moral Agency. Journal of Moral Education, 31(2), 101-119.
- "Almost everyone is virtuous at the abstract level. It is in the ease of moral disengagement under the conditionals of life where the differences lie. Facile moral disengagers display higher levels of violence than those who bring moral self-reactions to bear on their conduct."(p.115) 
- 교재 III절이 여기에 기초함.

2. Bandura, A. (2016). Moral Disengagement : How People Do Harm and Live with Themselves. New York, NY : Worth Publishers.
- "Disengagement of moral self-sanctions from detrimental behavior enables people to behave harmfully and still live in peace with themselves."(p. xi)

 
[수업] 
- 한 학생이 공리주의적 추론이 도덕적 이탈을 유도한다고 주장함 (교재에도 유사한 주장이 있었음). 나는 그건 도덕적 이탈이 아니라 당신이 동의하지 않는 하나의 도덕적 기준에 대한 충실함이라고 반박함. 이후 한 다른 학생은, 잘못된 도덕적 기준의 문제와 도덕적 기준으로부터의 이탈의 문제를 서로 분명히 구분하기 어렵다고 코멘트함. 지덕합일에 대한 오랜 논쟁인 듯.
- 한 학생이 SPC 산재 사망 등 사례를 언급하며 생윤 직업윤리 단원에서 도덕적 책임과 이탈을 논의할 것을 제안함. 청렴을 비롯한 덕목 사회화 교육에 대한 무력한 시도에 그치는 현재의 직업윤리 단원의 내용 확장이 필요하다고 나도 찬동함.
- 한 학생이 체크리스트 등 자기검열을 강조하는 교육이 학생들을 소극적이고 자존감 낮게 만들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함. 자존감 저하까지는 잘 모르겠으나, 도덕교육의 핵심 또는 근본 성격이 자기검열일 수는 없다는 점에서는 동감함. 
 
[생각]
- 반두라 이론은 도덕적 기준은 명확한데 실천이 어려운 상황에 관련해 잘 적용되는 듯. 반두라 자신도 전쟁, 학살 등 극단적인 폭력의 상황을 주로 예시로 듬. 그런데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도덕적 문제 상황은 그보다는 대개 무엇이 옳은지가 불명확한 상황이 아닌지. 그런 문제들을 다 도덕적 이탈로 설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라고 생각. 환경문제든 통일문제든 또래관계 문제든 나는 학생들이 당연히 옳은 것을 단지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기보다는 무엇이 옳은지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에 마주하여 판단에 충분한 도움과 안내를 받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고 보는 편.
- 수업에서의 문답 과정을 계기로 생각해보았는데, 도덕적 이탈의 문제와 잘못된 도덕적 기준의 문제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는가? '남을 때리지 않는다'는 도덕적 기준이 특정 상황, 이를테면 상대가 나를 먼저 때린 상황에도 적용할지 말지 판단하는 것은, '상대가 먼저 때려도 남을 때리지 않는다'는 기준을 받아들일지 말지 판단하는 것이라고 재서술할 수 있다. 도덕적 이탈의 사례들도 '이렇게 강한 사회적, 심리적 압력이 주어질 때는 굴복하는 것이 용납 가능하다'라는 기준을 받아들인 것으로 볼 수 있다. 도덕적 이탈 여부와 독립적으로, 그에 앞서서, 도덕적 기준이란 게 있다고 봐야 하는가.
- 인지 편향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는 인지 편향이 극복되지 않는다고 하는데(https://www.khanacademy.org/partner-content/wi-phi/wiphi-critical-thinking/wiphi-cognitive-biases/v/gi-joe-fallacy) 도덕적 이탈에 대해 아는 것만으로 정말 도덕적 이탈이 극복될 수 있는 것인지(교재 p.28, 29의 주장) 의심스럽다. 인지 편향을 극복하기 위해 단지 열심히 노력하라는 조언보다 구체적인 전략들이 제시되듯이(동일한 연구에서 반대 결과가 나왔어도 똑같이 신뢰했을 것인지 생각해보는 등 인지적 전략, 선택지 제공 순서나 디폴트값 등 선택이 이루어지는 조건을 잘 설계하는 전략 등), 좀더 구체적인 전략들이 나와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