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및 시험/도덕교과교육론

22-2 도덕·윤리교육론 중간고사 준비 (3) 철학적 대화 (교재10장)

neon_eidos 2022. 10. 29. 23:22

정창우(2022). ‘철학적 대화’를 통한 도덕과 지도방법 개선 방안. 『변혁적 도덕 역량 증진을 위한 도덕교육론』. (pp.345-386) 교육과학사. 요약 정리.

우리가 전시회에 가서 미술 작품을 볼 때에 작가의 의도와 설명대로만 해석하지 않듯이, 『윤리와 사상』에서 다루고자 하는 철학적 질문들에 대해 사상가의 의도와 사상, 이에 대한 후대 이론가들의 해석, 교사의 설명만이 정답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내용의 왜곡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사의 지도와 조언은 필요하겠지만, 학생들 수준에서 철학을 음미하고 해석할 수 있는 기회 또한 풍부하게 제공되어야만 자신의 삶에서 계속하여 철학적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365)

 

[철학을 삶에 연결하려는 시도. 학생들의 정신적 건강과 인성 및 행복한 삶에 기여하며, 삶에서의 실천적인 탐구와 성찰을 강조하는 도덕과 교육의 목표 실현에 밀접하게 관련됨.] 

  • 철학적 대화를 도덕과 교육, 특히 『윤리와 사상』 과목에서 활용하여 철학함의 본래적 정신이 잘 실현되도록 하고, 학생들의 정신적 건강과 인성 및 행복한 삶에도 기여할 수 있음
    •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진로선택과목으로 변경되는 ‘윤리와 사상’ 과목의 매력도를 높이고, 이 과목이 학생들의 도덕적 성장에 더욱 기여할 수 있기 위한 개선 방안이 필요한 상황
    • 현대인의 실존적 공허와 무의미 문제, 그리고 이와 관련된 청소년의 우울감과 무기력 문제에 대응하려면 삶의 의미에 관련한 철학적 사색과 탐구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이 필요
  • 철학실천(philosophical practice): 추상화되고 이론화된 강단철학을 벗어나 철학을 모든 사람의 삶에 직접 연관시키려는 목적으로 1980년대에 등장한 세계 철학자들의 운동이다. 철학은 본래 고대부터 삶을 개선하고 영혼을 돌보기 위한 실천적 역할을 해왔는데, 이러한 전통을 되살리려는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 철학실천, 철학상담, 철학치료 등 여러 관련 개념들이 통일되지 않고 사용되고 있는 상황
    • 이러한 논의들은 더 나은 삶을 위한 윤리적 탐구와 성찰을 강조하는 도덕과 교육의 성격 및 목표와도 중요한 접점을 가지며, 도덕과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삶에서 실천적인 철학적 탐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방안을 탐색하는 데 풍부한 함의를 제공
    • 철학실천의 한 형태인 철학상담은 철학적 사유를 통한 ‘일상생활의 문제 해결’과 ‘세계관의 재해석’ 등의 요소를 중심으로 상담가가 해결책을 제시하기보다는 함께 대화하고 숙고하며 내담자 스스로 자기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돕고, 자율적으로 사고하고 삶의 의미를 창조하는 존재로서 ‘실존’이 되도록 돕는 예술적 활동
  • 철학상담, 철학실천 등 관련 논의로부터 ‘철학적 대화’라는 핵심 개념을 추출하여 도덕과 교육에서 활용하자
    • 철학적 대화는 철학적 사유와 의사소통을 바탕으로 삶의 문제와 현상들을 해석하고 변화시켜가고자 하는 활동

 

[도덕교육에서 중시할 필요성: 도덕과는 실존적 문제를 다루며 왜곡되고 무비판적인 사고를 검토하고 성찰한다는 성격 및 목표 가짐, 인성 함양정신적 건강실존의 문제 해소더 나은 삶의 추구를 포함함]

  • 『윤리와 사상』을 비롯한 도덕과 과목들은 인생의 근원적, 실존적 문제를 담화의 방식으로 다루고자 하는 성격과 목표를 가진다는 사실, 그리고 왜곡되고 무비판적인 사고를 검토하고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도덕과의 교육적 방향에 비추어 도덕교육과 철학적 대화 간에는 유의미한 접점이 존재
  • 또한 도덕과는 인성교육의 중핵교과로서 성숙한 인격체이자 윤리적 시민을 기르고자 하고, 이를 위해 요구되는 자질에는 포괄적인 통합적 인성 측면과 정신적 건강 측면이 포함되기 때문에 도덕과에서는 실존의 문제를 해소하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기를 추구하는 ‘철학적 대화’를 중시할 필요가 있음
  • 도덕과 교육은 학습한 내용을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철학의 실천을 위한 노력인 철학적 대화로부터 중요한 시사점을 얻을 수 있음. 철학의 진정한 본질과 가치를 회복하고자 하는 철학적 대화는, 도덕과 교육의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사점을 제공. 철학적 대화가 도덕과 교육에 제공하는 가치와 함의:
  • 첫째, 자신의 삶에 대한 실존적 자기 검토와 성찰의 과정을 통해 부정적 사고와 왜곡된 신념에서 벗어나며 삶의 변화와 존재 가치 발견을 포함하는 실천적인 차원의 철학을 경험하게 함
  • 둘째, 자신과 세상에 대한 더 깊은 이해와 실천에의 적용을 가능하게 함
  • 셋째, 철학적 내용에 기반한 사유와 대화가 인성 함양과 관련되어 있음을 밝힘으로써, 인성교육을 핵심으로 다루는 도덕과에서 철학 내용을 다루는 것에 대한 정당성을 강화할 수 있음. 
  • 철학적 대화를 적용하기 위해 도덕과 내용구성 방향을 새롭게 제시하는 시도가 특히 철학적 내용을 주요하게 다루는 『윤리와 사상』 과목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 2015 개정 교육과정 『윤리와 사상』 내용 체계의 핵심 질문들이 ‘국가는 목적인가 수단인가?’ 등 추상적이고 이분법적인 경향성을 가진다는 문제 등을 지적하며, ‘국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가?’와 같은 자신의 구체적인 삶의 이야기를 전개하는 내러티브적 접근의 질문들을 새롭게 제시하여 ‘철학적 대화’가 가능하도록
  • 또한 철학상담의 여러 기법에 대한 검토를 바탕으로 철학적 대화에 기초한 교수·학습 모형이 제시됨
    • 철학상담의 여러 기법들은 공통적으로 일정한 절차와 방법적 틀에 따른 대화를 통해 내담자가 스스로 자기 삶의 문제를 객관적,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해결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함. 이는 철학적 대화를 도덕과 교수·학습 방법론에 적용할 때 (1) 일정한 방법적 틀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2) 학생이 스스로 삶의 문제를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를 제시해주며, (3)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함 
    • 철학적 대화에 기반한 'CUSROP' 교수·학습 모형
      • 0. 도입: 철학적 물음 내지 화두를 제시하고 예술, 문학작품, 시사 등 자료를 활용하며 자기 삶의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형성 (예: ‘쓸모 없음과 쓸모 있음이란?’, 도종환 시 ‘가죽나무’ 활용)
      • 1. 평정(Calmness): 철학적 물음과 관련한 학생들의 삶의 문제들을 공유하고 서로 공감, 위로하며 마음의 평화 형성 (예: 자기 마음을 억압했던 인위적·차별적 기준 찾아보기)
      • 2. 이해(Understanding): 철학 사상을 학습하되 삶과 연결지을 수 있도록 ‘깊은 이해’를 도모하고, 해당 철학자의 시선에서 앞 단계에서 발견한 문제를 바라보기 (예: 장자의 도의 관점, 제물·소요유의 경지를 학습하고 장자의 입장에서 앞의 문제들을 해석)
      • 3. 자성(Self-reflection): 철학 사상에 기초하여 자신과 사회를 검토하고 성찰 (예: 우리 안의 편견과 인위적 기준들을 논의하고 장자 입장에서 해석) 
      • 4. 회복(Recovery): 진정한 자기 검토를 바탕으로 자신의 참 모습과 존재 가치를 발견 
      • 5. 정향(Orientation): 인생 방향 내지 자신의 신념, 가치관을 새롭게 세워 보기
      • 6. 실천(Practice): 삶에서의 구체적 실천 계획 세우고 실행하며 성찰하기
    • “철학적 대화에 기반한 교수·학습의 중요한 목표는 학생들의 삶에 철학적 사유를 연결시켜주는 일이다.”
    • 철학적 대화의 핵심은 사상의 메시지와 울림을 삶에 적용해보는 것. 따라서 어떤 사상을 철학적 대화에 기반한 교수·학습을 적용할 때, 학생들과 나누고자 하는 그 핵심적인 메시지와 가치를 제대로 이해하고 선정할 필요가 있음 (예: 교과서에서 다루는 장자 사상의 핵심은 만물을 절대적 기준이나 인위적 잣대로 구분하고 차별하지 말고 도의 관점에서 만물을 평등하게 바라보는 정신의 자유)

 

[생각] 철학 공부는 삶에 관련 있어야 한다는 기본 취지에는 동의한다. 하지만 CUSROP 교수·학습 모형에 대해서는 좀더 생각해보고 개선해보고 싶다. 간단히 지금 떠오르는 문제의식은 다음과 같다. 장자에 대한 특정한 해석이나 감상을 교사가 떠먹여주는 것은 반-학습자중심적이다. 그것은 장자를 공부하는 게 아니라 교사의 생각을 공부하게 만드는 것이다. 장자 사상의 핵심 메시지가 무엇이라고 미리 단정하고 그것을 학생들의 삶에 통합시키려고 노력하는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장자의 논변을 검토하고 그 결과 자기 삶에 통합시키고자 하는 무언가가 생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어야 한다. 교사의 해석과 감상을 이야기해주는 것은 학생 스스로 나름의 해석과 감상을 갖고, 그리하여 교사의 해석과 감상을 검토할 수 있는 위치에 도달할 수 있도록 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다.

또 개인적 삶의 이야기보다는 보편적 문제에 대한 사유가 초점이 되어야 하며, 개인적 삶의 변화는 이를 매개로 간접적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철학 수업은 집단상담이 아니다. 진정성과 치유와 감정적 뜨거움이 성공적인 수업의 척도가 아니다. 장자를 거론하지 않고도 충분히 할 수 있는 이야기들과 치유 작업을 하면서 장자를 들러리처럼 세우게 되는 상황이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