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과제로 일단 어떻게든 작성해본 논문 개요. 선행연구 검토가 부족해 실험설계를 전혀 만족스럽게 할 수 없었는데, 부랴부랴 뭐라도 분량 맞춰 내고 나니까 좀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명료해진 듯. (교수님이 자꾸 시작을 미루기보다는 뭐라도 써본 다음에 수정할 것을 강조하셨는데, 그 말씀이 맞는 듯.)
동료 수강생들 피드백:
- (실험설계의 구체화 필요성) 양극화는 사전 사후 설문을 통해 측정하려는지? 숙의 과정에서 연구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통제집단의 글쓰기 과제물도 DQI로 평가하는지? 실험 시작할 때 오리엔테이션 단계를 두어서 예시를 들어 설명해주어야 하지 않을지?
- (실험 효과성에 대한 우려) 한 차시만으로 질적 차이가 나타날지? 주제의 영향력이 클 것 같은데, 이 실험을 통해 연구문제가 대답될지?
교수님 피드백:
- 10명씩 50분 동안 토의하면 한 명이 3분정도 발언할까 말까 하는데 그냥 두면 어떤 생산적인 토의가 진행될까? 합리적으로 하는지 서사적으로 하는지 통제할 수 있을까? 한 학기 내내 서사적으로 이야기하라고 가르쳐도 어려운 거 아닌가? 학생들이 다 서사를 가지고 있나? 실험설계가 너무 간단하게 머릿속에서 나온 것 같다.
- 양극화 같은 주제가 흥미로운 개념임은 부정할 수 없지만, 현장에서 변별하고 양적으로 검증하기 쉽지 않다. (→ 토의 집단 크기를 줄이고... 음... 다른 실험들의 구체적인 설계를 많이 참고해야겠다)
- 태도는 정의상 지속적인 것이어서, 이렇게 쉽게 태도가 바뀌었다고 한다면 그건 진실성이 없거나 신뢰할 수 없는 사람임. (→ 태도가 아니라 견해라고 써야겠다)
- 연구 설계 초기에는 시험적으로 한번 담론을 해보고 질을 측정해보면서 논거의 성격을 통제할 수 있는지 등 체크해볼 것을 추천.
옆 연구실 박사과정 샘 피드백:
- 논거의 성격으로 실험집단을 나누는 거 재밌는 거 같고, 도덕교육적 함의도 나오기 좋을 거 같다. 고등학교 윤리 선생님 많으시니까 충분히 섭외할 수 있을 거다.
- 합리적 논변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절차적..무슨적.. 무슨적... (뭐라 하셨는지 까먹음...) 세분화해서 실험?
I.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및 목적
-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논쟁적인 공적 사안에 대한 개방적, 협력적으로 숙의할 수 있는 역량은 ‘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 조건이자(Barber, 1984), 도덕과 교육의 중요한 목표임. 숙의는 최근 심화되고 있는 정치적 양극화의 해결 방안으로서 더욱 주목받고 있음(정창우, 2022; Fishkin et al., 2021; McAvoy, & McAvoy, 2021).
- 숙의 역량은 실제 숙의를 통해 길러진다는 데 광범위한 합의가 있으며, 따라서 학교 수업에서 숙의 활동을 확대할 필요성이 제기됨(Samuelsson & Bøyum, 2015).
- 숙의에서 사용되는 논거에 대한 협소한 합리주의적 관점을 전제한 1세대 숙의민주주의 이론과 달리, 2세대 숙의민주주의 이론에서는 다양한 논거 개념을 수용하는 경향을 보임. 개인적 서사를 비롯한 다양한 논거가 더욱 평등하고 질 높은 숙의에 기여한다는 것이 경험적으로도 밝혀짐(Curato et al, 2017; Jaramillo, 2014). 그러나 이러한 확장된 논거 개념을 교실 수업 맥락에 적용하거나, 확장된 논거 개념을 적용한 숙의가 양극화 해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부족함.
- 이 연구의 목적은 효과적인 교실 숙의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요인으로 논거의 성격에 주목하여, 기존의 합리주의적 논거 개념보다 확장된 논거 개념을 도입할 때 발생하는 효과를 담론의 질과 양극화 해소 측면에서 검증하는 데 있음.
2. 연구 문제
첫째, 숙의에서 허용되는 논거의 성격이 담론의 질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둘째, 숙의에서 허용되는 논거의 성격에 따라 참가자들의 양극화 완화 정도가 달라지는가?
II. 이론적 배경
1. 숙의민주주의와 양극화
- 숙의 역량에 대한 논의는 숙의민주주의 또는 토의민주주의(deliberative democracy) 이론에 기초해 있음. 1990년대 중반 이후 많은 주목을 받아온 숙의민주주의 이론은 정치 무관심과 혐오, 시민들의 의견 형성 과정의 질 등 대의민주주의의 한계에 대한 반성에 기반해 있으며, 현재도 공론조사 등 민주적 혁신을 위한 다양한 시도로 영향을 나타내고 있음(김주형, 2019: 30).
- 숙의민주주의 이론에서는 숙의의 핵심 요건으로 존중, 권력관계의 부재, 평등, 근거 제시, 합의 추구, 공동선 추구 등을 설정함.
2. 2세대 숙의민주주의와 소통 방식의 다양성
- 숙의의 요건 중 ‘근거 제시’의 성격에 관련하여 하버마스 등 소위 ‘1세대’ 숙의민주주의자들은 합리적 논변 형식을 요구하는데(Morrell, 2010), 이러한 합리주의적 논의는 소수자들의 다양한 발화 문화를 간과하며(Sanders, 1997; Young, 2000), 감정을 도외시하는 문제가 있다는(Curato et al., 2017; Neblo, 2020) 비판을 받음. 이에 영(Young)을 비롯한 소위 ‘2세대 숙의민주주의자’들은 인사, 수사, 유머, 증언, 개인적 서사(스토리텔링) 등 다양한 양식의 소통 방식들을 조건적으로 포용할 것을 제안함(Curato et al., 2017; Bächtiger et al., 2018).
- 개인적 서사(personal stories) 는 담론의 질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으로 주목받음(Jaramillo, 2014). 이에 DQI에도 ‘스토리텔링’ 항목이 추가됨(Steiner et al, 2004).
1세대 | 2세대 |
존중(respect) | 그대로 계승 |
권력 부재(absence of power) | 그대로 계승 |
평등(equality) | 포용, 상호 존중, 평등한 소통적 자유, 평등한 영향의 기회 |
근거(reasons) | 관련된 고려사항 |
합의 추구(aim at consensus) | 합의 및 갈등 명료화 모두 추구 |
공동선 지향(common good orientation) | 공동선 및 공정성에 의해 제한되는 자기이익 모두 지향 |
공지성(publicity) | 공지성을 많은 조건에서 추구하되 일부 조건에서는 추구하지 않음 |
책무성(accountability) | 투표로 선출된 경우 유권자에게 책무성을, 투표로 선출되지 않은 경우 다른 시민들에게 책무성이 있음 |
진실성(sincerity) | 중요한 문제에 관해서는 진실성을 추구하되, 인사, 칭찬을 비롯한 사회적 소통에서는 비진실성을 허용 |
<표1> 1세대·2세대 숙의민주주의자들이 제시하는 좋은 숙의의 기준 (Bächtiger et al. 2018: 8)
3. 담론의 질 지표(DQI) 및 그 확장
- 기존의 숙의 연구는 주로 숙의의 결과(특히 의견 변화)를 확인하는 ‘투입-산출’ 접근(black-box approach)에 치중했는데, 이를 넘어 숙의의 실제 과정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됨(Bächtiger, 2018: 658).
- 숙의 과정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가장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지표가 DQI(Discourse Quality Index, Steenbergen et al., 2003)임. DQI는 개별 발화를 분석 단위로 하여 동등한 참여, 정당화의 수준, 공동선 지향, 상호 존중, 건설적 합의 추구 등 5개 요인을 점수화함. DQI는 일부 항목만 추출하여 활용하거나 항목을 추가하여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지표임. DQI 활용 연구를 위한 자료는 녹취 내용에 대한 분석을 통해 이루어짐.
참여(Participation) | (0) Interruption of a speaker (1) Normal participation is possible |
정당화 수준(Level of justification) | (0) No justification (1) Inferior justification (2) Qualified justification (3) Sophisticated justification |
정당화 내용(Content of justifications) | (0) Explicit statement concerning group interests (1) Neutral statement (2a) Explicit statement of the common good in utilitarian terms (2b) Explicit statement of the common good in terms of the difference principle |
존중(respect) | (0) No respect (1) Implicit respect (2) Explicit respect: |
건설적 정치(Constructive politics) | (0) Positional politics (1) Alternative proposal (2) Mediating proposal |
<표2> DQI
- DQI를 변형한 하나의 예는 LQI(Listening Quality Index, 경청의 질 지표)로, 상대 발언에 대한 경청 자기보고, 방해 부재, 내용 기억, 대답 제시, 충실한 대답 제시, 발언자가 경청 느낌 보고 등 6개 요인 충족에 따라 축차적 서열화하여 점수화함(Scudder, 2022). LQI의 경우 녹취록에 대한 내용분석 뿐만 아니라 숙의 과정에 대한 관찰과 사후 설문 및 면담 등을 통해 자료 수집
III. 연구 가설
1. 주요 변인의 설정 및 정의
(추후 작성 예정)
2. 가설
가설 1: 숙의 과정에서 합리적 논변만 사용하는 집단보다 개인적 서사를 사용하는 집단에서 담론의 질이 높다.
가설 2: 숙의 과정에서 합리적 논변만 사용하는 집단보다 개인적 서사를 사용하는 집단에서 구성원들의 태도적 양극화 정도가 더 많이 감소한다.
가설 3: 숙의 과정에서 합리적 논변만 사용하는 집단보다 개인적 서사를 사용하는 집단에서 구성원들의 정서적 양극화 정도가 더 많이 감소한다.
IV. 연구 방법
1. 연구 대상
- 서울 소재 1개 고등학교 학생 120명 내외 (IRB 소요 기간 등 문제로 고등학생 대상 실험이 어려울 경우, 대학생 120명 내외)
2. 측정 도구
- DQI (일부 구성요소 추출 및 추가하여 활용 가능)
- 태도적 양극화 및 정서적 양극화 (구체적인 척도는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추후 결정 예정)
3. 연구 설계 및 자료 처리
가. 실험 집단 구성
- 통제집단(40명): 자료 학습을 바탕으로 개별적 숙고 및 글쓰기 과제 수행[60분]
- 처치1(10명*4집단): 합리적 논변 중심 숙의
- 처치2(10명*4집단): 개인적 서사 활용 숙의
나. 처치 1(논변 중심 숙의)
- 실험 안내 및 자료 학습[10분] → 자료의 논변에 대한 비판적 검토 활동[5분] → 집단 숙의[50분] → 사후 설문[5분]
다. 처치 2(서사 활용 숙의)
- 실험 안내 및 자료 학습[10분] → 주제에 관련한 자신 또는 주변 사람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 떠올려 작성[5분] → 집단 숙의[50분] → 사후 설문[5분]
참고문헌
♥ 백순근(2018). 학위논문 작성을 위한 교육연구 및 통계분석(수정판). 교육과학사. ♥
김주형(2019). 민주주의. 정치학의 이해. (pp.1-35) 박영사.
Bächtiger, A. (2018). A Preface to Studying Deliberation Empirically. in The Oxford Handbook of Deliberative Democracy. Oxford University Press. pp. 657-662.
Bächtiger, A., & Parkinson, J. (2019). Mapping and measuring deliberation: Towards a new deliberative quality. Oxford University Press.
Fishkin, J., Siu, A., Diamond, L., & Bradburn, N. (2021). Is Deliberation an Antidote to Extreme Partisan Polarization? Reflections on “America in One Room”.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115(4), 1464-1481.
Jaramillo, M. C., & Steiner, J. (2014). Deliberative transformative moments: A new concept as amendment to the discourse quality index. Journal of Deliberative Democracy, 10(2).
McAvoy, P., & McAvoy, G. E. (2021). Can debate and deliberation reduce partisan divisions: Evidence from a study of high school students. Peabody Journal of Education, 96(3), 275-284.
Samuelsson, M., & Bøyum, S. (2015). Education for deliberative democracy: Mapping the field. Utbildning & Demokrati–tidskrift för didaktik och utbildningspolitk, 24(1), 75-94.
Scudder, Mary F. (2022). Listening Quality Index. In: Research Methods in Deliberative Democracy. Edited by Selen A. Ercan, Hans Asenbaum, Nicole Curato, and Ricardo F. Mendonça, Oxford University Press.
Steenbergen, M. R., Bächtiger, A., Spörndli, M., & Steiner, J. (2003). Measuring political deliberation: A discourse quality index. Comparative European Politics, 1, 21-48.
Steiner, J., Bächtiger, A., Spörndli, M., and Steenbergen, M. (2004). Deliberative Politics in Action: Analyzing Parliamentary Discourse,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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