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까지 쓴 것을 더 발전시켜서 2월 6일 전공세미나에 목차 포함 11쪽의 논문 개요를 가져가서 피드백을 받았고, 세미나 전후로도 여러 선생님들이 내 논문 주제에 대해 흔쾌히 이야기 나누어주셨다. 정말 감사했고, 유익했다. 논문 구상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S선생님, J샘, 현담, 교수님, 전공세미나 D샘 Y샘 H샘, 사무실 S샘, 동양 교수님, 엄마 의견:
- 개인적 서사를 독립변수로 쓰는 것에 대한 의문: 숙의 자료의 성격 중에서 왜 개인적 서사에 주목했는가? 선행연구에 무엇이 있길래? 개인적 서사를 숙의에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한지 의문이다(감정에 호소하는 오류 아닌가?). 삶의 배경을 이해하면 정말 더 건설적 숙의가 되나(니 서사도 있어?! 내 서사도 있어!! ...가 되지 않을까)? 시민교육에서 다뤄야 할 주제가 다양한데, 그중 개인적 삶에 관련되는 내용으로 너무 좁히게 되는 결과를 낳지 않는가? 양쪽에 설득력 있는 스토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런 주제와 적절한 자료를 찾기 굉장히 어려울 거 같다. 어떤 스토리 자료든, 의도가 읽히는 자료일 것 같아 우려된다. 젠더갈등이라면 82년생 김지영과 90년생 김지훈이 있는데, 김지훈은 김지영을 비꼬려는 분명한 의도가 있음.
# 선행연구 뭔가 많긴 했는데... 좀 잘 인용해서, 서사가 유망한 변수라는 점을 확실히 설득해야겠다. 또 개인적 서사의 활용이 합리적 논변 교환을 대체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 논변 교환을 용이하게 하는 촉매제라는 게 내 입장인데, 이를 분명히 해야겠다. 서사 자료 정말 열심히 찾아야겠다. 젠더이슈 관련 많은 자료들처럼, 상대 집단을 악마화하는 식의 서사적 자료면 정말 숙의적인 이상과 충돌할 테고.
# 사람들한테 이 변수 얘기를 여러 번 꺼내다 보니 느꼈는데, 솔직히 내가 개인적 서사라는 게 숙의에서 그렇게 중요하다고 자신 있게 말하진 못한다...
- 개인적 서사를 활용한다는 것은 숙의 참여자들 자신의 서사를 활용한다는 것이 아닌가? 처음 제목을 읽었을 때, 그런 의미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다른 누군가의 개인적 서사를 자료로 접하는 것만으로 개인적 서사를 활용한다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실험에서 서사가 어떻게 활용된다는 건지.
# 사실 숙의에서 개인적 서사 활용에 대한 논의는 숙의 참가자들 자신의 서사를 말한다는 의미를 전제하는 게 맞다. 하지만 나는 자료를 통해 누군가의 서사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다고 생각하고, 그 점을 분명히 설명해야겠다. 혹은 두 가지 의미를 합쳐서, 누군가의 서사를 자료로 읽고 참가자 개인들의 경험 또한 떠올려서 이야기하도록 할 수도 있겠다.
- 시민적 효과 중에서도 왜 이것들인가? 합리적 논거, 공동선 지향, ... 이런 것들이 다 왜 중요한가?
# 마찬가지로, 설득력 있는 정당화가 필요하겠다. 모든 변수, 그리고 변수를 측정하는 지표 하나하나에 대해. 그냥 대충 적당해 보인다는 이유로 하면 안되겠고, 관성대로 하면 안 되겠음.
- 독립변수로 합의 추구 여부가 더 나을 거 같다: 수업 하는 입장에서 실제로 궁금하다. 하나의 결론에만 합의해야 하니까 더 치열해질 거 같기도 하고, 대충 투표할 거 같기도 한데, 어떻게 나올지. 티칭 경험상, 그런 디렉션에 학습자들은 민감하게 반응해서 전혀 다른 식의 과제를 수행하게 된다. 연구의 목적과 교육적 함의도 분명할 것 같다. 숙의가 꼭 합의를 추구하는 건 아니니까. 서사적 자료 찾는 것보다 더 수월할 거 같기도 하다.
# ㅠㅠ 고려해야겠다.
- 표집을 정당화할 필요성: 대표성 없는 편의 표집 괜찮은가?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험해서 중등 도덕교육적 함의를 끌어낼 수 있는가? 서울대 대학생들로 하는 건가? (그렇다면 더욱 편향된 표집이겠다.) 표집 수 충분한가? 토론 좋아하는 사람들만 오는 self-selection 문제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 실험연구니까 당연히 편의 표집해도 되고 집단별로 30명만 넘으면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래도 정당화 필요하겠다. 특히 우리 과에선 실험연구가 없었기 때문에, 잘 설명해야겠다.
- 숙의가 무엇인지 명료화할 필요성: 토론이라고 하면 익숙한 토론 절차가 떠오르는데, 숙의(숙의민주주의의 방법)라고 하면 뭔지 잘 모르겠다. 참여하러 왔을 때 대개 바람직한 숙의의 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한 이해가 없을 것이다. 집단상담처럼 자기 얘기를 하라는 건지, 어떻게 하라는 건지 분명히 해야 할 거 같다.
# 나는 맨날 숙의 관련 문헌만 봐서 너무 익숙한데, 나만 그런 것이었다... 바람직한 숙의의 요건이 뭔지 처음부터 친절하게 써야겠다.
- 토론에서 중요한 건 개인적 서사보다는... 정보 싸움인 거 같다. 공신력 있는 자료를 찾아오는지 여부. / 내가 실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인지 여부. / ...
- 한 사람의 정체성이나 사상과 관련된 부분은 아무리 숙의해도 변하지 않는다. 토론을 한다면 솔직히 내 사상을 방어하는 근거만 열심히 찾아서 이야기할 거 같다.
# 정말 참여적인 삶을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 토론이라고 하면 이겨야만 하는 경쟁적인 토론회, 패널토론이 너무나 떠오르는 현실. 나는 그에게 대답하면서 그렇지 않은 토론이 무엇인지 설명하려 했는데 말이 많이 꼬임. 다른 토론의 비전을 확실하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하겠다. 그런 것은 아직 숙의민주주의 연구자들이나 교육자들에게만 익숙하다.
- cf. 지난 학기 수업 들으며 만난 S선생님: 미안한 얘기지만, 과연 숙의가 잘 돼서 사회 개혁이 이루어지나. 이해관계의 충돌, 합리적 논거와 거리가 먼 논의들이 현실. 학생인권조례 토론회 가면 공부 잘하는 애 치고 머리 기른 애가 어디 있냐는 등 수준의 발언이 나오고, 교회는 학생인권조례 반대가 생명줄임. 숙의에 친화적인 관료가 있는 경우와 같은 조건에서 제한적으로 숙의가 좀 가능함.
# 역시, 현실을 많이 경험하신 선생님의 반응.
- 토론수업에 대한 경험연구는 사회과교육에서 하는 것이 아닌가? (동양 교수님)
# 왜 이게 윤리교육과 논문인지 분명히 해야겠다. 그리고 이론적 배경 부분에서라도 철학적 작업 비슷한 걸 하기?ㅠ
- 당파성 재는 도구가 잘 이해가 안 된다: 당파성을 측정한다는 게 무슨 뜻인가?
# 나는 그 도구 보고 오 똑똑하다 이렇게 재면 되겠네^^~~라고 생각했는데, 다른 사람 보기엔 그렇지 않다!
- argument strength rating을 '논변 합당성 평점'이라고 번역했는데, 합당성은 reasonable의 번역어라서... 논리학에서 그냥 '강도'라고 하지 않는가?
# 다른 분야도 아니고 하버마스 쪽에서 그렇네. 수정해야겠다. 근데 '논변이 얼마나 강한가요?'라고 물으면 어색하지 않나?ㅠㅠ 뭐라 해야 하지...
- 코딩 작업을 연구자 한 명이 해도 되나? 코딩 알바 해 봤는데, 동일한 내용을 다섯 명이 코딩했다. 한 명이 해도 되는 것인가? 연구비 지원을 받을 수 있으면 코딩자를 모셔야 하는 거 아닌가? 굉장히 오래 걸릴 것 같아 그것도 걱정이다.
- 연구 참여자 모집 잘 될지 걱정: 3만원이면 차라리 과외를 하면 훨씬 더 버는데... 돈보다는 숙의의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의미가 있습니다 하고 꼬셔야?
- 가설을 분명히 하기. 모형 그림 꼭 추가.
- 매개변수가 뭔가? 조절변수랑 다른 건가?
# 다 친절하게 설명해야 하겠다.
- 부족주의 논의와 연결.
# 오 감사합니다.
- DQI 국내연구 없죠?
# 오 찾아보니 진짜 하나도 없다.
- (교수님) 1순위는 IRB: 주제를 정하고, 자료를 만들어야 IRB에 접수하는데, 빨리 해야겠음. 당파성 같은 게 들어있으면 IRB에서 정치적인 건가 해서 세밀하게 본다. 자료 내용에 대해 선생님들께 자문 받아 자문료도 드릴 수 있도록 하고. 실험자 사례비도 얼마 주면 적절한지 찾아보고. 예비연구도 심의 받아야 해요(!!!). 뭘 하려는지 분명하고, 유의미한 함의가 나올 거 같다.
# 사실 교수님이 혹시 내가 교사 경험도 없으면서 사람들 모아 토론시키는 거 오바 같고 주제 처음부터 다 바꾸라고 하실까봐 걱정이었는데, 아무튼 다행이다. 근데 IRB 오늘 전화문의 해보니까 진짜 5월초에 실험하려면 거의 지금 접수해야 하는 거다... 중압감... 왜 미리미리 안했지... IRB 필요한 연구 하시는 분들은 무조건 빨리빨리 하세요ㅜㅜ
- 익명이 보장되는가? 한 조에 배정된 실험 참여자들이 서로 아는 사이면 의견을 말하기 조심스러울 것 같다. 줌 화면에서 얼굴을 캐릭터 얼굴로 가리는 기능을 쓰면 좋겠다.
내가 가져갔던 개요의 '요약' 부분:
- 당파적 양극화 문제가 심화하면서 양질의 숙의 교육의 확대가 요청되고 있으며, 효과적인 숙의의 조건에 대한 경험적 연구가 필요함.
- 숙의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조건으로 숙의에서 활용되는 학습 자료의 성격에 주목하여, 개인적 서사를 포함하는 자료가 숙의의 질과 숙의의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자 함. 구체적으로 (1) 개인적 서사를 포함한 자료가 숙의의 질에 미치는 영향, (2) 개인적 서사를 포함한 자료가 당파성 감소에 미치는 영향, (3) 개인적 서사를 포함한 자료가 향후 숙의 참여 의향 등 시민적 태도 증가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4) 숙의의 질이 숙의가 당파성 및 시민적 태도에 미치는 영향을 매개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자 함.
- 이를 위해 대학생 72명을 서사적 자료를 활용하는 실험 집단(N=36)과 요약적 사실 및 논변 위주의 자료를 활용하는 통제 집단(N=36)으로 나누고 6명씩 조를 이루어 Zoom으로 50분의 숙의를 진행하고자 함(총 소요시간 회차당 75분*12회차). 숙의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녹취록에 대하여 변형된 DQI(담론의 질 지표)를 활용한 양적 내용 분석을 시행하고, 당파성을 측정하기 위해 논변 합당성 평점(argument strength rating) 도구를 활용하며, 사전·사후 설문을 통해 통제변수 및 시민적 태도를 측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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