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계삼, 조너선 코졸, 빌 아이어스. 교사 했던 운동가, 문학적인 문장들, 영혼 뜨거워짐. 나는 이들과 가르치고자 하는 구체적인 내용들은 공유하지 않지만, 삶과 세상에 대한 어떤 근본적인 입장의 실천으로서의 교육, 그 진정성, 철저성, 따뜻함을 본받고 싶다. 에이어스와 코졸이 이야기해주는 미국 민권운동 시기 freedom schools의 젊은 자원 교사들처럼, 자격증과 시험으로 선발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윤리적 실천으로서의 교육을 할 수 있느냐 여부로 선발된다면 나는 선발될 수 있을까?
모든 교육은 삶 전반에 대한 어떤 근본적 입장을 전제한다. 사회 부정의에 깨어나 행동하는 것이 지상의 가치라는 입장이든, 주어진 과업을 성실히 수행하며 이 사회에서 자기 자리를 확보하는 것이 인생이라는 입장이든. 교육은 어떤 입장을 은연중에 전제하고, 옹호하고, 전달한다. 에이어스의 말로, 교육은 기본적으로 늘 무언가를 편들고 무언가를 반대하는 일이다. 자유의 편, 인간화의 편, 학생의 편에 서자고 그는 말한다.
(p. 69) Teaching, as I have argued, is always at bottom for something and against something else; that is, teaching occupies contested space. Fundamentally, teaching operates in the service of knowledge and liberation - of humanization - but it can as easily be twisted to the domain of dehumanization.
(p. 158) We see our students as three-dimensional creatures, each unique, each sacred and unduplicable, each a distinct member of a larger society ... We oppose anything that reduces them, that silences them or renders them opaque, anything that fragments or boxes or contains their humanity. We take their side in their quest for enlightenment and emancipation.
그런데 이런 책들은 가슴이 뜨거워지기는 하지만 좀 교사 입장에서 그려낸 추상적이고 미화된 그림인 면도 있다. 이제 학생 주체성, 사회구조에 대한 비판과 실천, 삶과의 관련성, 학생의 개별성 존중 등 많은 급진적이었던 요소가 주류 교육 담론에 다 들어왔다. 지금은 그런 교육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단계가 아니라, 그런 교육이 실제 더 내실 있게 학생들의 경험에 전달될 수 있기 위해 더 구체적인 내용과 방법을 개발하고 검증하는 단계라고 느낀다. 교사가 뜨거운 의도를 가진다고 해서 학생이 다 뜨거운 배움을 얻지는 않는 것 같다.
서지정보
Ayers, William. (2004). Teaching Toward Freedom: Moral Commitment and Ethical Action in the Classroom. Beacon Press. (번역본은 확인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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