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고시/후기

임용시험 2차 당일에 관한 상세한 후기(2025 서울 도덕윤리, feat. 경기기계공고 고사장)

neon_eidos 2025. 1. 22. 14:03
합격수기 2025 중등임용 도덕윤리 합격수기(서울)  
1차 당일에 대한 후기 임용고시 1차 당일에 관한 상세한 후기

 

2025 서울 도덕윤리 2차시험을 보고 왔습니다. 어제는 수업실연, 오늘은 면접을 보고 왔습니다. 노원구에 있는 경기기계공고에서 봤습니다. 이틀 똑같은 곳에서 봅니다.
잊어버리기 전에 최대한 상세히 적어봅니다.
 
수업실연, 면접 공통

  • 구상할 때만큼은 아날로그 손목시계 필수. 수업실연과 면접 모두, 구상실에는 타이머가 없음. 뒤에서 감독관이 감독관의 초시계로 재고 있고, 끝날 때 끝났다고만 말해 줌. 하지만 수업과 면접 모두, 평가 시에는 커다란 빨간 타이머가 있고, 잘 보임. 면접의 경우 3분 남았을 때 '3분 남음'이라고 적힌 종이도 들어올려주심.
  • 수업실연과 면접 모두, 구상할 때는 검은 모나미 볼펜 줌. 본인 필기구 못 씀. 색깔펜, 형광펜 같은 거 못 쓰니까 오직 검은 모나미로 구상하는 연습 하시면 좋을 듯.
  • 수업 지도안 작성은 본인 필기구로 함. 검은 필기구 들고 와야 하고, 컴싸는 필요없음.
  • 수업 실연과 면접 모두, 구상지(구상조건+본인 지도안, 면접 구상형 문제)는 B5 사이즈였던 듯? 연습은 A4랑 B4로 했었는데 둘다 아닌 무언가였음(물론 이게 큰 지장을 주진 않음). 면접 구상지의 경우, 메모할 공간은 넉넉하지 않았음. 
  • 커다란 관리번호 라벨지를 받아 왼쪽 가슴에 붙이게 되며, 옷 재질이 스티커가 잘 안 붙으면 옷핀도 줌.
  • 수업실연 날에는 9~10시에 지도안 쓰고, 바로 점심시간. 안내문에는 장애인 등 추가시간 받는 사람들은 10:30까지 지도안 쓴다고 되어 있었는데, 해당자가 없었나 봄.
  • 음식은 아무때나 먹어도 됨. 저는 점심시간에 배가 안 고파서 기다렸다가 나중에 먹었는데, 그러면 문제는 모두 조용히 앉아 있기 때문에 나의 우적거리는 소리를 모두가 듣게 됨...
  • 화장실은 한 명씩 교대로 감. 나갈 때랑 돌아올 때 공항 보안수색처럼 금속탐지기 수색 받음. 
  • 옷은 다들 다양하게 입고 옴. 검흰 칼정장도 몇몇 있었지만 트위드자켓, 라운드티에 자켓, 원피스, 투피스, 색깔도 회색, 베이지색, 하늘색, 라임색... 
  • 1차와 마찬가지로, 8:20입실인데 8:30까지 화장실 갈 시간을 줌.
  • 8:05쯤 도착했는데 거의 다들 벌써 앉아 있어서 흠칫. 다들 왜 이렇게 일찍 오시지...
  • 대기할 때 엎드려 주무시는 분들이 좀 있고, 특히 면접 때는 시뮬레이션 할 일도 없으니까 많이들 엎드려 주무심. 수업실연 때는 옆자리 한 분이 열정적으로 제스쳐 하면서 시뮬레이션 하셔서 인상적이었음...
  • 평가관들이 중간중간 쉬심. 수업실연과 면접 모두, 3명 평가할 때마다 10분 쉬심. 그리고 아시다시피 수업실연은 20분 평가하고 동시에 뒷사람이 20분 구상, 면접은 15분 평가하는 동시에 뒷사람이 15분 구상. 그래서 구상실 입실 시간이 수업실연은 12시, 12:20, 12:40, 13:10... 이렇게 되고, 면접은 9시, 9:15, 9:30, 9:55... 이렇게 됨. 그런데 계속 몇분씩 몇분씩 지연됨. 저는 수업실연은 뒷번호 뽑아서 열 번째 순서였는데 오후 3:40에 구상실 들어갔고, 집에 돌아오니 저녁식사 시간. 면접은 4번째 뽑아서 9:55에 구상하러 들어갔고, 집에 오니 점심 시간.
  • 구상하러 들어갈 때는 짐 다 챙겨서 나가는데, 이때부터는 더이상 수험표, 신분증, 관리번호 추첨종이도 확인받을 일 없으니까 다 가방에 넣으면 됨.
  • 도덕윤리 60명이 세 대기실에 24명, 24명, 12명씩 배정됐고, 우리 대기실은 관리번호 25~48까지였음. 대기실 인원을 반으로 나누어서 25~36번은 구상실 앞문, 37~48번은 구상실 뒷문으로 배정되어 두 명씩 동시에 구상하러 감. 그러니까 25번이랑 37번이 첫 번째로 동시에 나가고, 그 다음 26번이랑 38번이 나가고...
  • 수업실연이랑 면접 모두, 평가실 들어갈 때는 감독관이 노크하라고 들어가라고 하는데 이때 저는 몇 초 머뭇거리면서 첫 대사를 머릿속으로 정리함. 그리고 노크할 때 교실 문에 유리창이 있어서 평가관 세 분의 얼굴이 보임. 평가관 선생님들 생각보다 안 무서웠음.
  • 끝나고 나오는데 전도사들이 시험장 나오는 수험생들 붙잡고 말 걺. 아오.
  • 1차와 달리, 시험지와 초안용지와 안내문을 다 도로 제출하고 나와야 함.


지도안

  • 줄 간격이 생각보다 좁았음. 1차 답안지보다 촘촘함. 1차 때와 마찬가지로 줄 안에 줄을 그어서 줄을 늘리는 것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데, 그러면 엄청나게 작게 써야 할 거 같은데?

 
수업실연

  • 가운데 교탁이 있고, 책상을 밀어놓아서 약간의 공간이 있음. 엄청 광활하진 않았던 느낌. 어차피 난 순회지도 말곤 공간 활용 딱히 안 함... 그리고 교탁이 있어도 나는 종이를 교탁에 올려놓지 않고, 들고 봐 가면서 수업함... 그치만 다 외워서 할 수 있는 분들은 교탁에 올려놓고 하셔도 될 듯.
  • 뒷번호 뽑았는데, 대기 시간에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계속 돌리니까 구상할 때 시간이 여유로움. 하지만 앞번호 뽑았어도 점심시간 동안 시뮬레이션 할 시간은 충분할 듯.

 
면접

  • 배운 대로, 노크하고 들어가서 문 닫고 목례하고, 저벅저벅 자리 옆으로 가서 '안녕하십니까 관리번호 몇번입니다' 꾸벅 인사하고, 나올 때도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꾸벅 인사 후 문 앞에서 다시 목례하고 문 열고 나왔다. 문에서 자리까지 큰 걸음으로 4~5걸음 거리였다. 근데 들어갈 때랑 나올 때 목례는 면접관들 아무도 안 보는 듯했다. 다 종이 보시느라 바쁘신 느낌. (라고 하니까 엄마 왈 "다 뒤통수에도 눈이 달려 있데이~")
  • 소문 들은 대로, 표정은 역할을 나눠 맡으시는 듯. 온화하게 끄덕여주시는 분, '뭔 소리야?'하는 표정으로 뚱하게 계신 분, 무표정하게 보시는 분 계심. 추가질문은 두 번 다 뚱하신 분이 읽어주심. 아주 또박또박 읽어주심.

 
고사장(경기기계공고)

  • 첫날에는 교실이 좀 추웠는데 이튿날에는 더움. 교실 난방을 우리가 요청하는 대로 감독관이 올리거나 내려주심.
  • 교실 문은 미닫이문(옆으로 드르륵).
  • 화이트보드 마카 잘 안 나오는 것도 있었음(근데 그냥 계속 들고 함...). 화이트보드에는 역시 희미한 안내선이 있음. 맞춰 쓰는 연습 해두면 좋은 듯.
  • 책상 앞면에 살짝 가림판이 있어서, 면접 때 손 꼼지락거리는 거 안 보였을 듯. 다행.

 
이번에는 지도안, 수업실연, 면접 문제 다 무난했던 느낌. 뒤통수 치는 문제 딱히 없고, 다들 잘 준비해왔을 법한 문제들.
   나는 그럭저럭 요구하는 조건이나 가짓수는 채우고 오긴 했는데, 수업실연은 하지 말란 부분을 너무 열심히 한 것 같고, 면접은 구체성이 부족하거나 연관이 잘 안 되는 답변도 좀 한 거 같음. 그리고 평소 습관대로, 버벅이고 말이 빨라질 때도 있었음. 
   스터디 마지막 날까지 나는 답변이 추상적이라는 피드백을 받았었는데("맞는 말이긴 한데, 어떻게 하겠다는 건지 그림이 안 그려져요"), 이걸 전날 밤까지 열심히 개선하려 노력했으면 점수 올릴 수 있었을 듯. 끝까지 더 열심히 할 걸, 후회됨. 
 
1차도 기이했지만 2차는 더 기이한 시험이다. 평가관들이 어떻게 다들 그렇게 수업도 면접도 천편일률적이냐고 말한다고 들었는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누가 조건을 지켜 감점을 안 받느냐로 당락이 나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쇼를 하고 쇼를 평가하는 기이한 극장 속에 나와 평가관들이 함께하고 있다는 동지의식 같은 걸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