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

2024 정리

neon_eidos 2025. 1. 29. 09:16

수료생 1년, 지지부진한 석사논문과 임용고시 벼락치기. 

(2024.1.1~2025.1.26) 논문 1134시간, 임용고시 796시간

 
1년이 이렇게 될지 몰랐다. 논문이 너무나 오래 걸렸다. 6월엔 끝내겠다고 했다가, 7월엔 끝내겠다, 8월엔 끝내겠다, 그러다 9월도 지나고, 10월이 되어 끝냈다. 선행연구를 너무 많이 본 걸까? 주제 때문일까? 정당화하기 복잡한 가설들을 세워버려서? 연구 방법에 익숙지 않아서? 특히 초반에는 하루에 긴 시간 집중하지 못했다. 하염없이 문헌을 뒤적이는 일이 원래 집중하기 어려운 일이어서? 이런저런 일로 마음이 번잡해서?
 
논문에서 숙의민주주의 연구의 최근 동향을 스스로 만족스러운 정도로 정리했다. 하지만 내 연구문제가 갈수록 생각보다 마음에 들진 않아서, 다음에는 더 좋은 연구문제를 가지고 연구하고 싶다. 내 방법론이 제대로 된 것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 
 
논문에 대해 사람들과 많이 이야기한 건 잘 했다. 빨리 깨지는 게 낫다고, 불완전한 초고를 여기저기 많이 보여주었다. 열심히 피드백해준 사람들, 논문의 여러 단계에서 여러모로 도와준 모든 사람들에게 고맙다.
 
본격적인 임용 공부를 10월 6일에 시작한 건 도박과 같았는데, 너무 미친 짓 같아서 오히려 헛웃음을 지으며 가뿐한 마음으로 했다. 10~11월은 내 인생 최대로 해맑았던 시기였던 듯하다. 심리상담에서 할 말이 없어져서 이때 종료했다. 그러나 12~1월의 2차시험 공부는 밀도가 덜했고 후회가 남는다.
 
매주 서로의 목표 달성을 체크해주는 '글쓰기 모임', 같이 논문이랑 임용고시 준비하던 S샘과 매일 아침 줌으로 만나 공부한 것이 많이 의지가 되었다.
 
집에서 엄마랑 살아서 밥 다 해주셨고, 1학기까지만 일해도 괜찮았다. 지도교수님도, 동료 대학원 선생님들도, 같이 공부한 사람들도 너무나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고 나를 많이 도와주었다. 이런 복을 누려도 되는 걸까...
 
이제 '지금은 이걸 해야만 해'라는 것들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워지는데, 이런 시간을 잘 보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