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의민주주의 개관 (1) Dryzek et al. (2019), Baechtiger et al. (2018), Curato et al. (2017)
숙의민주주의 개관하는 권위적인 최신 논문들. 숙의민주주의 입문용으로 추천한다.
석사논문의 이론적 배경 장에서 활용하고자 주요 내용 일부를 정리해 둔다.
1. Dryzek et al. (2019). The crisis of democracy and the science of deliberation
Dryzek, J. S., Bächtiger, A., Chambers, S., Cohen, J., Druckman, J. N., Felicetti, A., Fishkin, J. S., Farrell, D. M., Fung, A., Gutmann, A., Landemore, H., Mansbridge, J., Marien, S., Neblo, M. A., Niemeyer, S., Setälä, M., Slothuus, R., Suiter, J., Thompson, D., Warren, M. E. (2019). The crisis of democracy and the science of deliberation. Science, 363(6432), 1144-1146.
[1. 시민 역량에 대한 비관론과 반박]
-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기회가 어느 때보다도 늘어났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시민적 정중함(civility)와 논변의 깊이(argumentative complexity)의 현저한 하락을 동반했다. 엘리트의 무례한(uncivil) 행동과 대중의 해로운 소통은 상호 강화한다. 정치인들의 양극화와 무례함이 심해질수록, 시민들은 메시지의 내용보다는 당파적 신호를 따르거나(Druckman et al., 2013) 아예 참여를 그만두는 경향이 있다. 논변의 깊이가 감소한다는 것은 정치인들이 제시하는 단순한 대책과 실제 복잡한 문제 사이의 괴리가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은 탈진실 정치와 결합한다.
- 이러한 악순환을 멈추려면 보통 시민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대중이 선동과 조작에 휩쓸리거나 양극화하기 쉬운 상태에 있다면, 엘리트 정치인들에게 더 정중하게 행동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무의미하기 때문이다. 보통 시민들이 양극화를 극복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릴 능력이 있다는 것을 숙의민주주의 연구가 뒷받침하고 있다. 현실 세계의 민주주의 정치는 숙의적 이상과 거리가 멀지만, 이러한 거리는 좁혀질 수 있다.
- 1950년대부터 일부 정치학자들의 설문 연구를 근거로 시민 역량에 대한 회의론이 꾸준히 제기되었다. 유권자들이 대체로 집단 정체성에 따라 투표하며 후보나 정책을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근거에 무지하다는 주장(Achen & Bartels, 2016) 등. 그러나 이러한 설문 연구는 고립된 개인의 사고 능력만을 측정한다. 인간은 개인적 사고보다 집단적 문제해결에 능하다(Landemore, 2013). 적절한 사회적 조건을 조성하면(예: 서로 다른 관점이 제공됨) 사고가 개선된다. 현대 민주주의의 위기는 개인의 사고 능력의 위기가 아닌 소통의 위기다. 숙의는 시민적 정중함과 논변 복잡성을 함축한다.
- 세계 곳곳에서 숙의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실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participedia.net 참조). 아일랜드의 Irish Constitutional Convention과 뒤이은 Citizens' Assembly를 비롯하여 몽골의 개헌 공론조사(몽골에서는 모든 개헌에 앞서 수백 명의 시민이 참여하는 공론조사를 필수화함), 인도의 state-mandated village assemblies (gram sabhas), 그리고 수천 건의 citizens' juries, citizen panels, deliberative forums and polls, consensus conferences, citizens' assemblies가 진행되었다. 모두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고(일부의 경우 무작위 선발), 사회자가 진행하며(facilitated dialogue), 시민적 정중함(civility)의 규범을 강조한다.
[2. 숙의민주주의 경험연구 성과: 긍정적인 증거들]
- 숙의민주주의는 권력, 이익, 조작, 선동의 현실에서 이상적이고 순진한 입장으로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경험연구 결과는 숙의민주주의 이론의 핵심 주장을 지지한다. 숙의민주주의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한 진단의 준거와 효과적인 대안을 모두 제시한다. 숙의민주주의의 핵심 주장에 대한 경험적 검증이 이루어지면서 이론이 정교화되고 또 실천으로 이어졌으며, 이는 다시 더 유용한 경험적 증거를 제공했다.
- 시민의 판단 능력에 대한 비관론을 반박하는 상당한 경험연구 결과가 제시되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이 대부분 정치 참여 의지가 없다는 주장과 달리, 의미 있는 숙의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하면 대다수가 참여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Neblo et al., 2018).
- 일반 시민들은 질 높은 숙의를 할 능력이 있으며, 특히 숙의 과정이 잘 설계되어 있는 경우에(즉, 균형 잡힌 정보 제공, 전문가 증언, 사회자의 진행을 포함할 때) 더욱 그렇다. 시민들은 합리적 근거를 제시했고, 존중하며 경청했다. 사람들의 의견은 비숙의적 집단 동학이 아닌 잘 정당화된 논변에 의해 변화했다(Gerber et al., 2018). 시민들이 함께 숙의하면 엘리트 정치인들의 조종 시도와 의도적 프레이밍의 영향을 극복할 수 있다(Niemeyer, 2011; Druckman & Nelson, 2003).
- 숙의는 집단 극화를 극복할 수 있다. 숙의적 조건에서는 집단 극화를 조장하는 에코체임버가 작동하지 않으며, 심지어 같은 의견을 가진 당파적 집단에서도 그렇다. 숙의적인 조건이 부재하면 극단화가 발생하지만, 숙의적 조건 하에서는 탈극단화가 발생한다(Grönlund et al., 2015).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하면 더욱 극단성이 완화된다.
- 나아가 숙의는 깊은 분열을 완화할 수 있다. 콜롬비아, 벨기에, 북일랜드, 보스니아 등 심각한 민족적, 종교적, 이념적 갈등을 겪는 두 집단의 구성원들도 잘 설계된 숙의에 참여하면 상호 이해와 학습이 증진된다(Ugarizza & Caluwaerts, 2014).
- 숙의는 숙고된 의견을 증진하고 포퓰리즘에 대항한다. 당파적 신호나 포퓰리즘적 신호에 대한 무반성적 반응과 대조적으로, 숙의는 더 숙고된 판단에 도달하도록 한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에서 한 공론조사의 결과 입법기관을 파트타임으로 전환하자는 포퓰리즘적 주장에 대한 지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Fishkin, 2018).
- 최근에는 숙의 실천 경험을 통해 더욱 민주적이고 포용적인 숙의의 장을 만들기 위하여 추상적 논변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과 개인적 경험에 기초한 소통 방식을 인정할 필요성이 지지를 얻는다(Bächtiger et al., 2018). 이러한 소통 방식은 형식을 갖춘 논변에 덜 익숙한 집단, 예컨대 상대적으로 소외된 집단과 공식 교육을 덜 받은 집단에게 더 접근성이 높다.
[3. 시스템 접근 필요성]
- 이처럼 참여자 다양성 확보, 사회자의 진행, 숙의 규범 확립 등을 포함하는 잘 설계된 숙의는 많은 심리적 편향과 집단 동학을 완화하거나 제거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숙의 포럼을 운영하는 것은 비용과 노력을 요하며, 확대 시행에 실제적 어려움이 따른다. 숙의의 긍정적 효과를 어떻게 더 널리 확산할 수 있을까? 숙의 포럼을 더 많이 개최하는 것 이외에, "숙의적 체계(deliberative systems)"의 강력한 부분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숙의적 체계는 시민 포럼뿐만 아니라 국가기관, 전통 매체와 소셜미디어, 비공식 시민 집단 등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장소를 포괄한다. 사회 운동이 입법기관에 미치는 영향, 정치 지도자들이 공중에게 제시하는 정당화, 전문가들이 정치 지도자들에게 제시하는 논변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이러한 장소들이 연결된다. 숙의적 과정들을 정치의 가장자리에서 공식적인 정치 과정의 일부로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 시민은 숙의 능력이 있다! 하지만 숙의 민주화를 위해서는 많은 연구와 실천이 더 필요하다! 폭넓은 정치적 혁신을 위해 학자와 시민, 정치인 등이 협력해야 하고, 이러한 혁신 자체가 숙의적이고 민주적인 과정이어야 할 것이다.
C. H. Achen, L. Bartels, Democracy for Realists: Why Elections Do Not Produce Responsive Government (Princeton Univ. Press, 2016)
J. N. Druckman, K. R. Nelson, Am. J. Pol. Sci. 47, 729 (2003).
J. N. Druckman et al., Am. Polit. Sci. Rev. 107, 57 (2013)
M. Gerber et al., Br. J. Polit. Sci. 48, 1093 (2018).
K. Grönlund et al., Polit. Behav. 37, 995 (2015).
H. Landemore, Democratic Reason: Politics, Collective Intelligence, and the Rule of the Many (Princeton Univ. Press, 2013)
M. A. Neblo, K. M. Esterling, D. M. J. Lazer, Politics with the People: Building a Directly Representative Democracy (Cambridge Univ. Press, 2018)
S. Niemeyer, Pol. Soc. 39, 103 (2011).
J. E. Ugarizza, D. Caluwaerts, Eds., Democratic Deliberation in Deeply Divided Societies: From Conflict to Common Ground (Palgrave Macmillan, 2014).
2. Bächtiger et al. (2018). Deliberative democracy: An introduction.
Bächtiger, A., Dryzek, J. S., Mansbridge, J., & Warren, M. (2018). Deliberative democracy: An introduction. The Oxford handbook of deliberative democracy, 1-32.
# 저자들이 다 위의 논문 저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도입 방식이 좀 겹침.
- 세계는 숙의에 반하고 민주주의에 반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탈진실 정치, 권위주의, 포퓰리즘, 정치적 양극화는 숙의의 대척점에 있다. 정치적 양극화는 다른 입장에 대한 경청과 숙고의 부재를 의미한다. 이러한 경향을 전복시키는 데 숙의민주주의 이론과 실천이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숙의민주주의가 비현실적인 공상이라고 믿는 회의론자들이 있다. 보통 사람들이 민주주의에 참여할 능력이 없다고 주장하는 오랜 정치학 전통이 있다. 한 예로 Achen & Bartels (2016)는 사안에 대한 의견이나 이익이 아닌 정체성과 당파적 애착이 투표 행위를 추동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숙의민주주의가 국가 수준의 민주주의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숙의민주주의는 그들이 설명한 민주주의 결핍에 대항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이자, 권위주의적 포퓰리즘과 탈진실 정치에 대한 대안이다. 숙의민주주의는 성숙한 소통을 민주주의에 핵심에 두되, 시민들과 정치인, 정치과정의 현실적 역량과 한계를 인지한다.
[1. 숙의의 정의 & 이상적 숙의의 구성요소]
- 숙의민주주의는 사람들이 동등한 지위와 상호 존중에 기초해 함께 모여 그들이 당면한 정치 현안을 논의하고, 이 논의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칠 정책을 결정한다는 이상에 기초해 있다(p. 2).
- 숙의의 정의는 다양하다. 숙의의 맥락과 목표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띤다. 그러나 다양한 정의를 제시하는 학자들은 모두 좋은 숙의가 근거를 주고받는 것(이것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과 서로의 주장, 논변, 경험을 경청하는 것에 관련한다는 데 동의한다(p. vi).
- 이 책에서는 숙의를 '공동의 문제에 관해 선호, 가치, 이익을 저울질하고 성찰하는 상호적 소통(mutual communication that involves weighing and reflecting on preferences, values, and interests regarding matters of common concern)'으로 정의한다(p. 2). 이는 숙의에 대한 최소적 정의로, 숙의라는 개념 자체에 긍정적 가치 평가를 포함시키지 않음으로써 '좋은 숙의'와 '나쁜 숙의'를 유의미하게 논의할 수 있도록 한다.
- 숙의민주주의는 투표 중심의 취합(aggregative) 민주주의와 개념적으로 대조된다. 둘의 개념적 대조는 실제적 상호 배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행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에서 숙의와 투표는 각각 민주주의적 의사결정의 서로 다른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시민들과 대표자들은 투표 이전에 당면한 문제들을 논의한다. 투표 전 숙의의 역할은 시민들이 이슈들을 더 잘 이해하고, 자신의 이익과 다른 사람들의 이익 및 관점을 이해하며, 가능한 경우 합의를 도출하고, 합의가 불가능한 경우 갈등을 명료화하도록 돕는 데 있다.
- 다른 민주주의 이상과 마찬가지로, 숙의민주주의는 이상적 지향이다. 즉, 완전히 실현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지향할 기준을 제시해 준다.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많은 비판은 숙의의 이러한 이상적(aspirational) 성격을 간과한다. 완전히 실현될 수 없다고 해서 지향할 기준으로서의 가치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 숙의적 이상의 내용은 지난 반 세기에 걸쳐 진화해 왔다. 하버마스, 롤스와 코헨, 그리고 공화주의자들을 포함하는 '1세대 숙의민주주의자'들은 숙의를 주로 근거를 주고받는 과정으로 규정하였고, 수준 높은 논증 또는 합리적-비판적 토론, 공동선 지향, 상호 존중,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에 대한 이성적 추구 등의 이상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이상에 대한 비판에 대응하면서 '2세대 숙의민주주의자'들이 등장하였고, 이들은 숙의적 이상을 확장하였다. 예를 들어 합리적 근거 제시 요건은 더 감정적인 표현이나 서사, 수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적절한 고려 사항'을 제시하라는 요건으로 확장되었다. # 내가 선택하는 이론적 갈래를 명확히 하고, 선택을 정당화해야겠음.
- ①상호 존중은 모든 숙의 이론에서 핵심적이며(Gutmann and Thompson, 1996), 2세대에도 변함이 없다. 존중의 의미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가 있다. 예를 들어, Larmore (1999: 608; Forst, 2012)에 따르면 "다른 사람을 목적으로서 존중한다는 것은 강제적 또는 정치적 원리들이 우리 자신한테뿐만 아니라 그 사람에게도 정당화 가능할 것을 요구한다는 것이다". 실제 숙의에서 존중은 능동적으로 경청하고 화자가 의미하는 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포함한다. 화자의 발언을 무시, 비하, 조작, 파괴의 대상으로 보는 것과 대조된다.
- ②강제적 권력의 부재라는 이상 또한 변함없이 주장되었다. 하버마스는 『공론장의 구조변동』에서 처음으로 그 중요성을 제시하였고([1962] 1989,202), 이후 그것을 이해 추구에 기초한 논증적 대화의 핵심 전제로 간주하였다(Habermas [1981] 1984, 25 and 1982, 235, 255). 이를 이론적 전제에서 숙의에서 추구할 이상으로 변환시키면, 권력 부재의 목표는 강제적 힘, 즉 처벌의 위협이나 위력의 사용이 역할을 해서는 안 됨을 의미한다.
- ③평등의 이상은 약간 수정됨...
- ④근거 제시(reason giving)라는 이상은 하버마스와 코헨이 제시한 초기 숙의 이론의 핵심 부분이지만, 지나치게 학술적 세미나에서 사용될 법할 합리적 논증에만 초점을 둔다는 비판을 받았다.
- 초기 하버마스의 공론장은 "합리적-비판적 토론"에서 "이성의 공적 사용" ([1962] 1989, 26)으로 규정되었고, 합리적-비판적 토론은 오직 "이성의 기준"(28)과 "더 나은 논변의 권위"(36; see also 54 and passim)에 기초해 있다. 그러나 후기 저작에서 하버마스는 도덕적 정당화에서 감정의 역할을 강력하게 주장했다(“[f]eelings have a similar function for the moral justification of action as sense perceptions have for the theoretical justification of facts” (1990, 50; see Neblo 2003)).
- 코헨은 초기 저술(Cohen 1989)에서 숙의의 결과는 오직 참여자들이 제시한 "근거"에 좌우되어야 한다고 주장. 그의 초기 주장은 롤스의 "공적 이성"(Rawls 1993)와 '숙의민주주의'라는 용어를 주창한 Joseph Bessette (1979,1982,1994)가 이성을 강조한 데 기초해 있다.
- Amelie Rorty (1985), Martha Nussbaum (2001) 등 많은 사람들은 이성과 감정의 이분법을 비판. Neblo (2015), Krause (2008), Morrell (2010)은 좋은 숙의를 위한 공감의 중요성 주장.
- 많은 학자들은 근거 제시 이외에 인간의 다양한 소통 형태가 숙의에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증언(자신의 관점과 경험을 자신의 언어로 표현하기)(Sanders 1991; 1997, 351, 371), 인사(명시적 상호 인정과 conciliatory caring)(Barber 1984, 187), 수사(설득하는 말하기로, 유머와 비유 등을 활용할 수 있음), 스토리텔링(추상적 논변 대신 개인적 경험에 기초한 소통)(Young 1996,129; 2000, chapter 2) 등. 이러한 다양한 소통 방식은 상대적으로 소외된 집단들에게 더 접근 가능하다. 근거 제시 요건을 '관련된 고려 사항'을 제시해야 한다는 요건으로 확장. # 혹은 근거 개념을 확장했다고 해도 될 듯.
- ⑤ 합의의 이상에는 많은 수정이 가해졌다.1세대 숙의민주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숙의가 합의를 추구한다고 주장한다. 하버마스의 경우, 초기 저작 <공론장의 구조변동>에서는 합의가 숙의의 목표라고 주장했다가([1962] 1989,179,195), 이후 <의사소통행위이론>에서는 상호 이해를 추구하는 소통은 실질적으로 합의 추구를 전제한다는 의사소통행위이론을 제시한다. 코헨은 "이상적 숙의는 합리적으로 동기화된 합의에 이르는 것, 즉 동등한 사람들에 의한 자유롭고 합리적인 비교 평가의 결과에 따라 행위할 의지가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설득력 있는 이유를 찾는 것을 목표로 한다."(Cohen, 1989: 23)고 주장한다. 그러나 하버마스와 코헨은 합의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음을 인정한다. 하버마스는 타협과 협상의 필요성을, 코헨은 투표의 필요성을 덧붙인다. 이후 이론가들은 다원주의적 맥락에 더욱 적합한 숙의의 이상은 양립가능한 가치와 공동의 이익의 영역에서는 합의. 그리고 이러한 조건이 성립하지 않는 경우 갈등의 명료화와 공정한 타협이라고 주장한다(Habermas 1996; Mansbridge et al. 2010). (p. 7-8)
- ⑥공동선 추구의 이상은 하버마스, 코헨, 선스타인 등 1세대 논의에서는 중점적으로 강조되었지만, 최근에는 경우에 따라 숙의에서 자기이익 추구가 적절하다는 주장이 제기됨(Fraser 1990; Mansbridge et al. 2010).
- (이상 6가지가 이상적 숙의의 핵심 구성요소.) 좋은 숙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절대적 이상은 없다. 좋은 숙의를 구성하는 요소들은 끊임없는 비판적 검토와 수정의 대상이다.
[3. 숙의민주주의의 장소]
- 숙의민주주의는 다양한 장소에서 실현될 수 있다.
- 우선 이미 존재하는 다양한 공식 제도와 비공식 행위들을 숙의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평가할 수 있다. 공식 국가기관뿐만 아니라 시민사회와 공론장, 그리고 두 영역 중간을 매개하는 장소들에서 전략적, 적대적, 정파적 행위뿐만 아니라 숙의가 발생할 수 있으며 발생해야 한다.
- 나아가 기존의 제도 이외에 숙의민주주의의 이상과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들이 확산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히 보통 시민들로 구성된 비당파적 포럼인 '소공중(mini-public)'에 많은 숙의민주주의자들이 주목한다. (그러나 숙의민주주의를 이러한 의도적으로 설계된 시민 포럼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하면 안 됨.)
- 소공중은 원하는 사람 모두가 참석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는 즉 특정 집단을 과대대표하는 자기선택 문제가 있다. 더 많은 경우 층화 무작위 선발을 통해 더 대표성이 높은 숙의적 소공중을 구성한다. 이러한 무작위에 가까운 소공중 가운데 시민배심원(citizens' juries)과 합의회의(consensus conference)는 보통 15~20명의 참여자가 대면으로 숙의하고 정책 문제에 대해 권고안과 보고서를 제출한다. 이러한 포럼은 전세계적으로 수천 건 진행되었다. 어떤 소공중들은 다른 의사결정 과정과 연계된다. 오리건 주의 Citizens' Initiative Review는 20~24명의 무작위 선발된 시민들이 주민 발의 내용에 관해 숙의하고 유권자들에게 권고안을 제공한다. 이러한 소규모 소공중은 상대적으로 조직하기 쉽고 비용이 덜 들지만, 대표성과 다양성 확보가 어렵다. 반면 시민의회(citizens' assembly)와 공론조사(Deliberative Poll)는 150명 이상이 참여하는 대규모 소공중으로 해당 공중을 더 잘 대표할 수 있다. 시민의회는 권고와 보고서로 종결되는 반면, 공론조사는 의견 변화에 중점을 두고 개별 참여자들의 의견을 설문한다.
- 기존 여론조사가 사람들의 무반성적인 의견을 보여주는 것과 대조적으로, 소공중은 숙고를 거친 여론을 생성한다. 소공중은 균형 잡힌 자료, 양측 전문가와의 질의, 사회자의 진행(facilitation), 여러 기능을 가진 세션들, 그리고 숙의 규범의 확립 등 숙의를 지원하는 제도적 특성을 가진다. 잘 설계된 소공중에서는 숙의의 질이 매우 높고, 바람직하지 못한 집단 동학이 아닌 논변에 의한 의견 변화가 나타난다(see e.g. Gerber et al. 2016; Siu 2009; 20x7; Warren and Pearse 2008).
- 대부분의 숙의 소공중은 자문 역할이지만, 경우에 따라 정부에서 소공중의 권고에 따르기로 미리 결정할 수 있다. 소공중은 다른 시민들에게 "신뢰받는 정보 대리인"(“trusted information proxies” (Mackenzie and Warren 2012))으로 기능할 수 있다.
- 숙의의 장소 각각은 특유의 역할과 설계, 문제, 제약이 있다. 숙의민주주의의 본질을 하나의 장소에서 찾기보다는, 여러 장소를 연결하는 숙의 시스템의 관점을 취하는 것이 이제 일반화되었다.
[4. 숙의 시스템]
- 숙의시스템 개념은 Mansbridge (1999)에 의해 도입되어 이제 널리 사용된다(Parkinson and Mansbridge 2012). 개별 요소뿐만 아니라 시스템 전체의 숙의적 특성에 주목하는 관점이다. 숙의민주주의자의 중요하고 어려운 과제는 어떻게 다양한 숙의의 장이 그 환경에 의해 가능해지거나 저해되는지, 숙의가 기성 제도들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대면 숙의가 어떻게 대규모 숙의로 전환되는지, 그리고 일반적으로 숙의가 민주적 정치체계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시스템적 관점에서 본다면, 숙의적 이상은 분산된 방식으로 실현될 수 있다. 어떤 장소 (또는 사람)에서는 더 질 높은 근거를 제공하고, 어떤 곳에서는 경청과 공통점 발견 능력이 더 높고, 또 다른 곳에서는 소외된 집단을 참여시키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산출하는 기능을 하는 식이다(p.15). eg 공론장에서는 포용을, 입법기관에서는 양질의 논변을, 소공중에서는 이 논변들에 대한 평가를(Dryzek 2017). 숙의에서 일반적으로 소외된 집단이 "동질 집단 숙의"(enclave deliberation)를 수행할 장소를 제공할 수 있음(Karpowitz and Raphael 2014).
- 시스템 관점에 따르면 또한 비숙의적인 정치 행위들도 체계 전체에 긍정적인 숙의적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사회운동이 어떤 문제를 공적 의제로 부상시켜 숙의의 대상으로 만들 수 있다.
- 최근의 숙의 시스템 이론은 특정한 숙의적 제도나 개인의 숙의 능력을 넘어 민주주의 사회 전체의 숙의적 역량을 사고할 수 있도록 돕는다(Parkinson, 2018; Neblo and White, 2018). 하버마스가 언급하였고(2018), 또 그의 모든 연구에서 시사하였듯이, 민주적 의견 형성, 의지 형성의 숙의적 성격은 오직 민주적 체계 전체를 통해 실현된다. 따라서 시스템 관점에서는 논거 교환과 경청과 같은 숙의적 미덕들이 모든 제도에서 항상 동시에 발현되지 않아도 괜찮다. 하나의 장소에서 숙의의 결핍도 전체 체계의 숙의적 질을 상승시킨다면 정당화될 수 있다.
- Owen and Smith (2015)는 숙의적 시스템 접근을 비판한다. 그들은 시스템 접근이 하나의 장소에서 가능한 최적의 숙의적 조건을 마련하거나 전반적으로 더 양질의 시민 숙의를 추구하는 것을 덜 중요하게 여기도록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스템적(거시적) 관점과 특정적(미시적) 관점은 조화될 수 있다. 각각의 민주적 포럼은 덜 숙의적이어야 할 시스템적 이유가 없는 한 가능한 숙의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p. 15). 시스템 관점에서도, 높은 의사결정 권한을 가진 장소일수록 숙의 수준이 높을 필요가 있다.
- 숙의 소공중을 정치 체계에 도입하려는 노력에 상당한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Curato and Boker 2016), Lafont (2015; 2017; see also Chambers 2009)는 이러한 노력이 민주적 정당성을 해친다고 비판하였다. 소수의 (무작위 선발된) 시민들만이 숙의할 기회를 갖고, 그들의 결정을 나머지 시민들이 존중하지 않을 경우, 규범적 그리고 지각된 민주적 정당성이 모두 훼손된다는 것이다. 규범적 정당성의 관점에서, 무작위 선발된 시민 "대표"들은 다른 시민들에 의해 선출되지도 않았고 그들에게 어떠한 책무도 없다. 지각된 정당성 ... (라폰트는 논하지 않음). 하지만 규범적 그리고 지각된 정당성에 대한 비판은 모두 상당 부분 소공중이 구속력 있는 결정 권한을 갖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대부분 갖지 않는다. 대부분 권고 기능만을 가지며, 정부가 소공중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미리 선언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 경우에도 정부는 결정 권한을 포기한 것이 아니다. 또한 소공중은 공식적 권한이 없더라도, 정부와 정치인들은 이를테며 사회활동가들이 지배하는 주민공청회 등보다는 소공중의 과정을 신뢰하고 그 논의 내용과 결과에 더 설득될 수 있다(Karpowitz and Raphael 2014). 또한 숙의 참여단 외 일반 시민들도 이익집단이나 정치인들보다는 동료 시민들의 숙의를 더 신뢰할 수 있다(Warren and Gastil 2015).
- 소공중은 참여하는 시민과 참여하지 않는 시민 모두에게 교육적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참여자들의 지식과 참여가 증가하며(e.g. Neblo et al. 2017; Fishkin 2009), 참여자들은 이후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Lazer et al., 2015), 다른 사람들의 지식과 참여도 증가한다. 포럼에서 구조화된 토의에 주기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정치적 참여도가 높다(Jacobs, Cook & Delli Carpini, 2009). 요컨대, 시민 포럼에서의 숙의 경험은 전체민주주의 체계에 기여하는 민주적 역량을 향상시킨다.
# 교육에서의 숙의는 어떤 특성과 한계를 가지며, 전체 체계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겠음.
[비판]
- 숙의민주주의는 너무 이상적이며, 권력과 정치를 무시한다("현실주의적 비판")(pp. 17-19).
- 샤피로는 “Enough of deliberation: Politics is about interests and power”라는 논문(Shapiro, 1999)에서 숙의민주주의 이론이 이익의 충돌에 충분히 민감하지 않으며, 숙의에 참여할 의향이 없고 자신의 이익을 실현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행위하거나 강제력을 사용할 힘 있는 행위자들의 존재를 간과한다고 비판한다.
- Pincione and Teson (2006) (also Achen and Bartels 2016)는 경제적 관점에서 정치의 "담론 실패(discourse failure)"를 진단한다. 그들에 따르면, 시민들은 정치 이슈에 대해 신뢰할 만한 지식을 얻으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정치인들은 대중의 이러한 "합리적 무지"를 이용한다. 그들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합리적 논의보다는 가식과 선명한 수사를 사용한다. 가식과 수사가 시민들에게 더 쉽게 다가오며 더 감정적 호소력이 있기 때문이다.
- 철학자 왈처(1999: 71)는 대부분의 정치 토론은 숙의적 소통과 거리가 멀다고 주장한다. 토론은 승리를 위한 말싸움이며, 이를 위한 수단은 수사적 기술, 유리한 증거의 동원과 불리한 증거의 무시, 상대 토론자에 대한 불신 조장이라는 것.
- 이러한 "현실주의적" 비판들은 정치적 발언의 전략적인 성격을 잘 보여주지만, 정치 행위자들이 이유와 논증을 통해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많다는 점을 간과하며, 이러한 소통의 순간에 내재하는 이상을 간과한다. 발화를 표현과 전략의 요소로 축소함으로써, 정치에서 숙의가 작동하는 경우를 간과할 뿐만 아니라 민주적 정치로부터 숙의적 이상을 제거해 버린다. 이상적 지향으로서 숙의적 이상들은 그것을 정치 행위자들이 완전히 실현하지 않는다는 경험적 사실에 의해 훼손되지 않는다. 또한 이러한 비판들은 영미 정치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유럽 일부 국가들의 합의적 체제 등 다른 제도적 환경에서는 더욱 숙의의 작동 가능성이 높다. 나아가 이러한 비판들은 대부분 1세대 숙의민주주의 이상을 겨냥하는데, 2세대 관점은 다원성과 갈등을 수용하며 숙의적 행위의 범위를 넓힌다. 예를 들어 자기이익 추구와 상호 정당화, 상호 존중, 평등을 동시에 추구하는 '숙의적 협상' 개념 등.
- 합의를 지향하는 것은 부적절하다(difference democrats, pluralists, agonists의 비판)(pp.19-20).
- Mouffe (1999): 합의 지향은 다원성을 억압하며, 정치의 본질인 갈등 및 갈등을 통한 다양한 관점의 표출을 억압한다.
- Shapiro (2017): 숙의민주주의는 합의를 강조함으로써, 선택지를 명료화하고 책무성을 가능하게 하는 구조화된 대립을 억누른다.
- 이러한 비판은 숙의민주주의에서 합의의 역할을 오해하고 있으며, 특히 포용과 차이를 강조하는 2세대 숙의민주주의에 관해 부적절하다. 후기 하버마스(1996)는 정치에서 실질적 합의보다는 규칙, 권리, 절차에 대한 합의를 중요시하며, 이를 통해 차이를 인정하고 차이에 대한 숙의, 협상, 투표가 가능하도록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합의 개념은 정치적 대립과 양립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재구성되었다. 예를 들어 Dryzek & Niemeyer (2006)는 실질적 합의가 아닌 수용 가능한 선호와 선택지의 범위, 사실적 믿음의 신뢰가능성, 충돌하는 가치들의 정당성에 대한 합의를 의미하는 메타합의 개념을 제시함. 또 Gutmann & Thompson (1996; 2004)은 차이에 대한 존중은 숙의에서 상호성과 상호 존중에 포함된다고 지적함. Knight & Johnson (2011:145)을 비롯한 많은 숙의민주주의자들은 합의보다 의견의 명료화와 구조화된 갈등("structured disagreement")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p.20). 숙의는 합의를 산출할 수 있지만 다양한 다른 결과를 산출할 수도 있다.
- 숙의민주주의는 인간의 동기와 보통 시민의 인지 역량의 한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pp.20-21).
- Hibbing & Theiss-Morse (2002), Stealth Democracy: 미국 시민들은 정치를 싫어하고, 그래서 엘리트에 의한 통치에 만족한다. (숙의에 대한 수요는 숙의민주주의자들의 생각보다 적다)
- 그러나 이는 현재의 문제적 시스템에서 시민들이 참여 의지가 없다는 것을 보여줄 뿐이며, 진정한 숙의에 참여할 기회에 대해서는 시민들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다. Neblo et al (2010): 미국 하원의원들과의 숙의 참여 의지는 매우 높았고, 가장 높은 의지를 보인 사람들은 통상적인 당파적 정치에 환멸을 느꼈던 사람들이었다.
- Achen and Bartels 2016, 301: 보통 시민들은 숙의를 위한 인지적 역량이 부족하다(see also Brennan 2016).
- Rosenberg (2014): 숙의에 참여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논변을 교환하기보다는 단순하고, 짧고, 부연되지 않은 진술을 제시한다.
- Kahneman (2011): 인간 사고의 편향 문제.
- Taber and Lodge (2006): 사람들은 "동기화되 사고"로 인해 객관적으로 사고하려고 노력하는 경우에도 처음에 가지고 있었던 의견을 지지하는 논변을 반대 논변보다 더 설득력 있게 느낀다. 개인이 편향 없이 논증들을 저울질하는 능력은 제한되어 있다.
- Sunstein (2002): 토의는 집단의 의견이 더욱 극단화하도록 만든다. 사람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입장을 지지하는 논변들이 제기되면서, 이 입장을 더 강하게 가지게 되는 것이다. (사회심리학)
- 종합 by Mutz (2008, 533): "경험적 이론으로서 숙의 이론은 인간 행동에 대해 학자들에게 알려진 바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전제들에 기초해 있다고 널리 비판받는다"
- 그러나 이러한 회의론적인 연구 결과들은 많은 경우 숙의를 염두에 두고 설계되지 않은 실험과 경험연구에 기초해 있다. 좋은 숙의를 위한 조건을 갖춘 경험연구들은 다른 결과를 제시한다. 잘 설계된 숙의에서는 참여자들의 지식 증가(Blais, Carty, & Fournier, 2008), 근거로 뒷받침된 의견의 형성(Stromer-Galley, 2007), 집단 극화나 동기화된 사고보다는 논증에 의한 의견 변화(Gerber et al. 2016; Esterling, Fung, and Lee 2018; Warren and Gastil 2015)가 보고됨. 제도적 설계가 편향 극복에 중요함. 숙의 규칙과 사회자의 진행을 도입한 경우,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숙의에서도 집단 극화가 나타나지 않고 오히려 의견을 선회하는 경향도 보임 (반대로 사회자의 진행이 없는 경우 극화가 발생함)(Strandberg et al, 2017). Fishkin의 공론조사에서는 극화가 나타나지 않는데, 이는 공론조사가 다양한 개인들을 참여시키며 조별토의에 사회자를 배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Fishkin and Luskin 2005; Fishkin, 2018). 숙의적 원칙에 기반한 제도적 설계는 인간의 반숙의적 행동 경향을 상쇄할 수 있다.
- 숙의는 너무 합리주의적이며, 많은 소외된 집단에서 전형적인 비공식적 사회적 생활 및 발화 방식을 배제한다(pp.21-23). 숙의민주주의는 사회경제적, 문화적 불평등을 강화한다고 비판받았다.
- Sanders (1997): 사회적으로 불리한 사람들은 숙의를 위한 조건을 덜 갖추었을 수 있으며, 합리적이고, 차분하고, 냉정한 토의는 격정적이거나 감정적인 방식으로 발화되는 입장들을 배제, 소외시킨다.
- Hooghe: 숙의의 장에서는 항상 더 뛰어난 언어적, 수사적 능력을 가진 참여자들이 부당하게 유리하다. "완벽한 상황이 조성되더라도, 대학 교수는 항상 육체노동자에 비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할 가능성이 더 높을 것이다"(1999: 292)
- 그러나 이 비판들은 경험연구로 반박된다. 숙의적으로 잘 설계된 상황에서는 사회경제적 지위, 성별, 인종, 정치적 소수자 지위가 숙의 참여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없다(Dutwin, 2003). 사회경제적 불평등의 부재는 다른 여러 연구에서 또한 확증되었다(Siu 2009; 2017; Gerber et al., 2016; Luskin et al, 2015)
- 또한 2세대 숙의민주주의 접근은 합리적 소통의 개념을 확장한다. 좋은 숙의에 서사를 포함하면, 숙의가 포용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하기 어려워진다.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토리텔링은 소외된 관점을 포용하는 데 기여한다(Poletta & Gardner, 2018).
3. Curato et al. (2017). Twelve key findings in deliberative democracy research.
Curato, N., Dryzek, J. S., Ercan, S. A., Hendriks, C. M., & Niemeyer, S. (2017). Twelve key findings in deliberative democracy research. Daedalus, 146(3), 28-38.
https://direct.mit.edu/daed/article/146/3/28/27148/Twelve-Key-Findings-in-Deliberative-Democracy
- 숙의민주주의는 현실적이다.
- 숙의민주주의의 실현 가능성은 비판을 받아 왔다. 숙의의 이상은 유토피아적이며, 숙의 포럼은 단지 실험일 뿐이며 효과적으로 제도화될 가망이 없다는 것이다.
- 하지만 숙의민주주의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정부기관 안과 밖에서 실행되고 있다. 숙의는 다양한 방식으로 제도화되었다.
- 숙의는 민주주의에 필수적이다. -
- 숙의는 단지 토의가 아니다. (감정적, 성향적 요소...)
- 숙의는 다양한 소통 방식을 포함한다.
- 숙의민주주의는 지나치게 합리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Lynn Sanders는 숙의가 '숙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소통하는 이들을 배제하기 때문에 반민주주의적이라고 비판한다. 여성, 소수 인종, 가난한 사람들의 발화 문화가 학문적 토론이나 의회 절차, 사법적 논쟁 등에서 실행되는 냉정한 논증, 논리적 정합성, 증거 기반 주장을 우선시하는 합리주의적 담론 형태와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Chantal Mouffe는 숙의민주주의가 정치에서 감정의 핵심적인 역할을 간과하고 자유민주주의 정치사상의 합리주의를 강조한다고 비판한다.
- 숙의민주주의자들은 숙의의 논변 교환 요건과 합의 추구 요건을 다양하게 해석함으로써 이에 대응한다. 많은 숙의민주주의자들은 정치철학자 Iris Young의 "소통적 민주주의" 개념을 받아들여 인사, 수사, 유머, 증언, 스토리텔링 등의 소통 방식을 조건적으로 수용한다. 최근 숙의민주주의 이론은 발화 문화의 다워성을 인정한다. 또한 숙의적 시스템 접근으로의 전환은 복수의 소통 장소를 강조하며, 각 장소에서 서로 다른 다양한 발화 형태가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모두 숙의 시스템의 포용적 성격에 기여한다.
- 누구나 숙의할 수 있다.
-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초기 비판 중 하나는 엘리트주의라는 비판이다. 상위층의 교육받은 시민들만이 숙의의 언어와 절차에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 하지만 경험연구는 숙의가 엘리트주의적이기보다는 포용적임을 보여준다. 숙의는 엘리트의 권력을 강화하기보다는 완화한다. 숙의 소공중은 "상징적 정치"와 엘리트의 공론 조작을 간파할 수 있다(Niemeyer, 2011). 숙의는 전통적으로 소외된 집단의 시민적 역량을 향상시킬 수 있다(Rao & Sanyal, 2010).
- 숙의민주주의는 권력과 전략을 순진하게 간과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권력의 영향의 편재성을 인지하는 동시에 강제적 권력을 제한할 수 있는 절차적 설계를 발견한다. 또한 숙의에서 권력과 전략의 필요성과 역할이 있다...
- 생산적 숙의는 합의보다는 다원주의를 추구한다.
- 숙의가 합의를 추구한다는 오해는 많은 비판을 불러왔다. 합의는 비현실적이며 반대 의견들을 묵살시킨다는 비판.
- 하지만 사실 숙의민주주의자들은 현실의 의사결정의 이상으로 숙의를 지향하지 않는다. 숙의민주주의에서 의사결정은 투표, 협상, 타협을 포함한다. 이 모든 과정에 숙의가 기여한다. 숙의는 차이의 원천을 명료화하고, 서로 상대 의견의 근거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숙의는 합의를 추구하기보다는 다원성을 인정하고 메타합의를 추구해야 한다. 메타합의는 다른 참여자들이 가진 서로 다른 가치, 선호, 판단, 담론의 정당성을 상호 인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 참여와 숙의는 대립하지 않는다.
- 정치이론가 Carole Pateman은 참여와 숙의를 선명하게 구분하면서, 숙의민주주의자들이 소공중과 같은 새로운 민주적 기구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고 참여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한다(Carole Pateman, “Participatory Democracy Revisited,” Perspectives on Politics 10 (1) (2012)).
- 하지만 숙의민주주의자들은 소공중을 연구하는 동기는 소규모 포럼에서 얻어진 교훈을 사회 전체로 확대하고 정치 참여의 질을 향상시키려는 데 있다.
- 또한 숙의민주주의와 참여민주주의의 정치적 지향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Pateman의 '참여적 사회'라는 이상은 의사결정에 영향을 받을 시민들이 공론장에서 숙의할 기회와 역량을 갖는 사회ㄹ는 숙의민주주의의 비전과 동떨어져 있지 않다.
- 숙의는 즉각적인 의견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
- 숙의는 선호 변화에의 개방성을 요구하지만, 선호 변화가 숙의의 질의 좋은 지표는 아니다(Lucio Baccaro, André Bächtiger, and Marion Deville, “Small Differences that Matter: The Impact of Discussion Modalities on Deliberative Outcomes,” British Journal of Political Science 46 (3) (2016)). 숙의의 목표는 시민들이 자신의 선호와 그 근거에 대해 성찰하는 데 있다.
- 숙의는 집단 극화에 대한 해결책이다.
- Sunstein은 "집단 극화의 법칙"이 숙의에 문제를 발생시킨다고 주장한다. 어떤 집단이 같은 입장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면, 숙의 후 집단의 평균적 입장은 더 극단적으로 변화할 것이다. 따라서 숙의는 정치적 극단화를 낳는다.
- 그러나 첫째, 극화는 집단 동질성에 기반해 있다. 숙의 포럼을 설계할 때, 해결책은 간단하다. 서로 다른 입장을 가진 참여자들을 확보하는 것이다. Fishkin의 공론조사는 참여자를 무작위 선발하여 초기 입장의 다양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극화를 방지한다.
- 둘째, Sunstein이 말하는 집단 극화는 많은 경우 명료화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목소리가 잘 들리지 못하는 억압된 집단에게 특히 중요하다(Christopher F. Karpowitz, Raphael Chad, and Allen S. Hammond, “Deliberative Democracy and Inequality: Two Cheers for Enclave Deliberation among the Disempowered,” Politics & Society 37 (4) (2009): 576–615.).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과 이야기함으로써 사람들은 더 넓은 공론장에 진입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긴다. 동질 집단 숙의(enclave deliberation)은 숙의 시스템에서 긍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 셋째, Grönlund et al은 집단 극화가 비구조화된 대화에서만 발생하며, 숙의적 원칙들에 따라 사회자가 진행하는 집단에서는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였다(Grönlund et al., 2015).
- 숙의민주주의는 심각하게 분열된 사회에서도 가능하다.
- 생산적인 숙의 연구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