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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자기계발서 (1) 박영주(2023), 나는 1년 안에 무조건 합격한다

neon_eidos 2024. 4. 15. 10:05

내가 조교로 일하는 켄텍 수업 과제가 자신의 학습이나 생활습관을 성찰하고 개선 전략을 짜는 것이었다. 학생들이 쏟아지는 아침잠을 이겨내려고, 바쁜 공부 틈틈이 인문 교양서를 읽으려고, 수업을 따라가기 위해 그날그날 복습하려고 애쓰는 모습들을 보며 (이 수업이 그들에게 후순위인 것도 너무 이해가 되고...) 나도 자극이 되었다. 채점하면서 가장 많이 썼던 코멘트가 '그래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겠다는 건지 좀더 실행가능한 전략을 생각해봐라'였는데 사실 그게 어려울 거 같다. 나도 최대한 스스로에게 그렇게 코멘트한다고 생각하고 어떤 전략이든 생각해야겠다.
 
밤에 누워서 아이패드로 아무 쉬운 글을 읽다가 자는 습관이 있는데, 최근엔 수험생 자기계발서를 e북으로 좀 읽었다. 몇 권 사니 이것도 돈이 꽤 들었다. e북도 도서관으로 다 대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앞으론 공짜로 다운받을 수 있는 해외 자기계발서만 읽어야지... 그런데 한국인 자기계발서가 아무래도 나한테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확확 꽂히긴 한다. 그치만 그 약효가 읽는 순간에 그치는 것 같아서 여기에 몇 가지 내용만 소화해서 남겨놓기로 한다. (충실한 핵심 정리가 아님)
 
박영주(2023). 나는 1년 안에 무조건 합격한다: 25살에 사법시험을 패스한 박영주 변호사의 D-365 시기별 공부법과 멘탈 관리 노하우. 더퀘스트. 
 

시험공부는 빠르게 끝내라
시험공부는 반드시 단기에 끝내야 한다. ... 왜 그럴까? 시험의 본질을 생각해보자. 시험은 일정 수준(과락선)을 넘는 사람 중 합격 인원을 뽑는 것이다. 절대 평가와 상대 평가가 섞여 있는 시험이 대부분이다. 실력이 대단한 사람을 뽑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반드시 100점을 받을 필요가 없고, 합격선인 70점만 받아도 충분하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 공부해서 실력을 쌓는 것이 합격으로 가는 지름길이 아니다. 시험에 붙을 수 있는 딱 그 정도의 공부를 목표로 해서 빠르게 합격하는 게 효율적이다.
   단기간 안에 합격해야 하는 이유가 더 있다. 아무리 의지가 강하고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지치기 마련이다. 그래서 초기에는 천천히 공부의 속도를 붙여가다가 중간부터 가속을 하여, 시험이 임박했을 땐 미친 듯한 집중력으로 쏟아붓고 끝내야 한다. 이는 마치 밑 빠진 독에 물을 부어 그 독을 채우는 것과 같다. 밑이 빠진 독을 채우려면 그만큼 빠르게 물을 부으면 된다. 단기간에 전력으로 집중해야 맞히는 문제도 많아진다. 그런데 기간이 길어지면 공부가 일상이 되어버려 속도를 높이지 못하고 아는 것도 잊어버리는 경우가 생긴다.
   그러니 적어도 1년 안에 합격하겠다는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고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3년 안에 붙는다는 마음으로 공부한 사람과 1년 안에 붙는다는 마음으로 공부한 사람이 보내는 시간의 밀도가 같을 수 없다. 
(Chapter 01 공부 의지를 세우고 동기부여하는 법 - 시작했다면 1년 안에 합격하라 - 시험공부는 빠르게 끝내라)

cf.
효율적인 공부법과 강한 멘탈이면 충분하다
대부분의 고시는 천재 한 명만 뽑는 것이 아니다. ‘이 정도의 소양만 있으면 합격시켜드립니다’ 하는 커트라인이 있으며 대개 1~2문제로 과락이 정해진다. 그 시험에 합격할 만한 소양을 갖춘 사람들 중 정원에 맞춰 뽑기 위해 자르는 것이다. 이런 시험은 천부적인 재능이 없어도 된다. 노력만으로 충분히 시험을 치르고 합격할 수 있는 영역이다. 지금 내가 치르려는 시험이 천재를 뽑는 시험인지 아닌지는 본인이 잘 알 것이다
(Chapter 04 누구나 흔들리는 시기, 멘탈을 바로잡아라 - 재능이 없다고 좌절하지 마라 - 효율적인 공부법과 강한 멘탈이면 충분하다)

불의타를 따로 대비하지 마라
기출문제에서 불의타는 크게 신경 쓰지 말자. ‘불의타’라는 말 자체가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문제가 나온다는 뜻이다. 이런 문제를 맞히겠다며 대비하려고 하면 공부량이 너무 많아질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게 될 수 있다. 출제자가 불의타 문제를 만드는 것은 ‘틀리라는 의도’로 만드는 것이다. 즉 이걸 맞혀야만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니라 점수 배분을 위해 틀리라고 내는 문제다.
(Chapter 05 무조건 합격하는 공부법 - 기출문제 패턴 파악하기 - 불의타를 따로 대비하지 마라) 

# 나는 올해 안 돼도 큰일 안 난다는 마음이 있는 거 같다. 머리로는 무조건 올해 한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그동안 계속 뒤처지면서 나도 모르게 익숙해졌는지 정말 가슴으로 압박감이 느껴지지 않는 거 같다... 와 만약 그런 거라면 뒤처진 거 자체의 한심함 이상으로 정말 한심하다. 오래 하면 지치고 더 잘 안 된다는 저 말이 맞을 거 같고, 그렇게 생각해서 무조건 빨리 한다고 생각을 하자. (우리 전공 석사과정 선생님 한 분도 임용시험에 사범대 4학년 때 바로 붙은 비결이, 죽어도 내년엔 이 공부를 또 하고 싶지 않아서였다고 했다.)
# 논문에 대해서도 똑같이 생각하자. 천재적인 논문만 통과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만 되면 통과시켜준다.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시간으로
나는 한 달을 기준으로 300시간, 하루를 기준으로 10시간 공부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그러면 한 달 30일 기준으로 하루도 쉬지 않고 공부해야 300시간이 나온다. 
...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 동안의 목표치는 10시간으로 삼았다. 즉 토요일 5시간, 일요일 5시간만 공부하도록 했다.
... 나는 주말에 하루 5시간을 설정하긴 했지만 6~7시간 더 공부하는 날도 많았다. 이렇게 공부를 더 한 날은’+추가 ㅇ시간’으로 메모해두었다. 목표를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더 공부했다는 생각에 주말 공부가 유난히 뿌듯하게 느껴졌다. 그런 식으로 평일에는 하루에 1~2시간 더 채웠고, 주말에는 4~5시간 더 채웠다. 하루에 2시간만 더 공부해도 이 정도 시간은 충분히 채울 수 있다. 
(Chapter 02 합격자의 초반 공부 계획법 - '집중력을 끌어올리는 300시간 공부법' - ‘최대한’이 아닌 ‘최소한’의 시간으로)

# 나는 '최대한'의 공부시간을 계획해서 거의 대부분 달성하지 못한다... 아니 나름 최소한을 계획하지만 그것이 최대한이 되어버렸다. 나도 저 정도 분량을 못 하는 게 아닌데... 흑
 

약한 시간 공략법
일단 공부가 잘 안 되는 시간은 최대한 줄인다. 너무 당연한 말 같지만 그런 시간은 최대한 물리적으로 줄이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점심을 먹은 오후 시간에 공부가 제일 안 된다면 최대한 오후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오전 공부를 오후 1시 또는 2시까지 하고 점심 식사를 최대한 늦게 먹는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5시나 6시쯤에 먹는 식으로 계획을 세운다.
(Chapter 02 합격자의 초반 공부 계획법 - 공부에 강한 시간, 약한 시간 - 약한 시간 공략법)

# 내가 공부 잘 되는 시간은? 나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1~2시간이 최상, 그 직후가 최하, 낮잠 후 중상, 저녁먹은 후 중하. 그러므로 최적의 루틴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논문, 그 직후에 교육학, 낮잠 자고 다시 논문, 저녁 먹고 전공 정도일 듯. 대충 이렇게 생각해오긴 했는데, 좀더 분명히 이렇게 정해서 실행해보자. 마감일이나 스터디 직전에 몰아서 하지 말고...
 

30분 공부법
의사 고시를 본 지인 한 사람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공부가 진짜 하기 싫은 그 순간에 10분만 공부하면 그때부터는 좀 전에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고 공부하게 된다고 말이다. 그래서 그는 과외를 할 때 학생에게 딱 10분만 참고 공부해보라는 조언을 많이 했다고 한다.
(Chapter 02 합격자의 초반 공부 계획법 - 공부에 강한 시간, 약한 시간 - 30분 공부법)

# 이건 바로 실행하고 있음. 학창시절에도 들은 적 있는 조언.
 

순서 바꾸기
사실 점심 밥을 먹는 시간은 1시간도 안 된다. 그렇지만 밥을 먹고 들어와 양치하고 커피를 마시고 자리에 앉으면 1시간 30분은 훌쩍 지나 있다. 그래서 순서를 바꾸었다. 원래대로라면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고 양치한 뒤에 의자에 앉았는데, 점심을 먹고 먼저 자리에 앉아 30분 공부한 뒤 커피를 마시고 양치하는 것으로 바꾸었다.
   딴짓을 하는 것은 괜찮지만 그전에 적어도 30분은 무조건 공부하도록 루틴을 설정한 것이다. 스톱워치를 켜놓고 무조건 30분은 책을 봤다.
(Chapter 02 합격자의 초반 공부 계획법 - 공부에 강한 시간, 약한 시간 - 순서 바꾸기)

# 나는 아침 및 저녁 먹은 후 무조건 30분은 앉아서 공부한 다음에 양치하는 걸로 해야겠음.
 

쉴 때는 오롯이 쉬기만 하라
쉬는 시간을 정하는 것도 중요하며 쉴 때도 정형화된 루틴이 필요하다. 우선 휴식 시간이 ‘놀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쉬기 위해’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고 걷는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을 따져보면 5분은 금방 지나가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쉬는 시간은 5분이었다. 이 5분 동안은 독서실에 있는 휴게실에 가서 TV를 봤다. 앉아서 보면 5분 뒤 일어나지 못하므로 항상 서서 봤다.
   내가 아는 한 사람은 쉬는 시간에도 소설 책만 보며 정적인 시간을 보냈다. 쉬는 시간에 영상을 보거나 음악을 들으면 갑자기 뇌에 자극이 커져서 공부를 다시 해도 머릿속에 영상이나 음성의 잔상들이 남아 집중이 잘 안 된다고 했다. 이렇듯 쉬는 주기와 쉬는 시간은 모두 공부를 하기 위한 뇌의 휴식 시간이자 재충전 시간이라는 목적의식을 잃지 말고 그에 맞춰 설정해야 한다.
(Chapter 02 합격자의 초반 공부 계획법 - 최적의 공부 루틴을 찾아라 - 쉴 때는 오롯이 쉬기만 하라)

# 쉴 때 마냥 풀어지지 말고 이렇게 정해진 시간동안 목적의식적으로 쉬어야 함. 이건 오늘부터 하면 되겠다. 나는 쉬는시간의 용도를 허리아픔과 뻐근함을 덜기 위해 눕거나 거실에서 스트레칭하고 오는 걸로 해야겠음. 
 

나는 고시촌에 있으면서 5~10년 동안 수험 생활을 하는 장수생들을 많이 봤다. 장수생들은 수험 생활을 하며 그 안에서 자신의 취미를 일상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들에게 고시촌은 더 이상 훈련소가 아니라 삶의 일부였다. 단순히 교회에 가서 기도하는 것이 아니라 커뮤니티를 만들어 활동하거나 PC방, 당구장에서 5시간 이상 보내는 사람도 봤다. 그렇게 되면 수험 생활에 점점 익숙해지고 어느덧 그 자체가 인생이 될 수 있다. 자연스럽게 수험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전쟁터에서 잠시 쉬는 사람이 그 안에서 나의 삶, 나의 커뮤니티를 만들 이유가 없다. 취미 생활도 1~2년 안에 끝날 수험 생활 안에 있는 훈련의 일부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그저 노는 게 아니라 쉬어가는 타이밍에 스트레스를 잘 풀어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취미를 가져야 한다. 기억하자. 우리는 수험 생활이라는 삶이 아니라 다른 인생을 위해 지금을 견디고 있음을.
(Chapter 03 공부 루틴이 결과를 좌우한다 - 수험생의 스트레스 관리법 - 공부를 유지하기 위한 취미 생활)

# 지금의 삶은 본격적인 삶이 아니라 임시로 거쳐가는 훈련소다? 이것도 맞고 중요한데, 반대의 생각도 맞고 중요하다. 지금의 삶도 어떤 예비적이고 임시적인 것이 아니라 이미 삶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에픽테토스: 언제까지 최선의 삶을 살기를 미룰 것인가? 여기가 올륌피아요, 지금이 경기다). 학창 시절도 다 하루하루가 삶이라고 생각해야지, 삶 이전의 어떤 예비적인 것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허망하다. 그런데 최선의 삶은 그때그때 하는 일을 잘 수행하는 것을 포함하고, 지금은 논문 작성과 시험 공부라는 굉장히 일시적이고 수단적인 일을 수행해야 한다. 사실 삶은 그때그때의 일시적인 일을 수행하는 것과 별개가 아니다. 말하자면 삶은 일시적인 일들이라는 양태로 현현하고, 그것들과 별개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일시적이고 수단적인 일들이 성찰과 동반해야 하는 것이지, 성찰만 하고 살 수는 없다. 그리고 논문과 시험공부는 일시적이고 수단적인 일 중에서도 좀 지긋지긋해서 이게 일시적이라는 것을 상기하는 게 좋은 듯. 좀 인생을 넓게 보고 그 중에서 잠시 지긋지긋한 시기라는 관점을 갖기.
 

커피 마시는 시간도 아까워하라
나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그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 그래서 차선책으로 에스프레소를 먹기 시작했다. ... 한입에 훌쩍 마시니 바로 공부할 수 있어서 좋았다.
(Chapter 04 누구나 흔들리는 시기, 멘탈을 바로잡아라 - 최선을 다해 독하게 공부하라 - 커피 마시는 시간도 아까워하라) 

단 30분도 허투루 쓰지 마라
   지체된 30분을 낭비해버렸다는 생각에 “왜 바쁜 사람한테 오면서 시간 약속도 못 지키냐”라며 버럭 소리를 질러버렸다. ... 30분이 주어지면 할 수 있는 공부 분량이 머릿속에 저절로 떠올랐기에 그 순간이 너무나 아까웠다. 
   30분이면 복습하면서 책을 100장 볼 수 있다. 아침에 30분을 더 잤으면 정말로 개운하게 일어났을 것이다. 그 소중함과 가치를 알고 있었기에 더 억울했고 유난을 떨었다. 그 시간 동안 내가 해낼 수 있는 것들은 정말로 많았기 때문이다.
(Chapter 04 누구나 흔들리는 시기, 멘탈을 바로잡아라 - 최선을 다해 독하게 공부하라 - 단 30분도 허투루 쓰지 마라)

#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