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및 시험/도덕교과교육론

22-2 도덕·윤리교육론 중간고사 준비 (1) 마음챙김 기반 도덕교육(교재14장)

neon_eidos 2022. 10. 28. 09:36

정창우(2022). 마음챙김 기반 교육의 도덕교육적 중요성 및 적용 방향. 『변혁적 도덕 역량 증진을 위한 도덕교육론』. (pp.481-501 교육과학사. 요약 정리.

  • [마음챙김의 개념과 장점] 마음챙김(mindfulness)은 오늘날 수행되는 명상의 대표적인 형태로, 현재 순간에 대해 비판단적으로 주의를 기울이는 훈련 내지 ‘매 순간순간의 알아차림’을 의미한다. 마음챙김의 주요 원리로는 자신의 경험 내용에 대한 반응과 판단을 멈추고 거리를 두며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탈중심화’, 자동적이고 습관적인 인지과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탈자동화’, 자신을 자신의 의식 내용과 동일시하기를 멈추는 ‘탈동일시’ 등이 있다. 마음챙김 명상은 카밧진(J. Kabat-Zinn)이 개발한 마음챙김 기반 스트레스 감소 프로그램(MBSR) 등을 계기로 대중화되어 의료, 심리치료, 교육 등 영역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으며, 마음챙김 프로그램의 효과성에 대한 연구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마음챙김은 자신의 인지과정과 정서적 반응을 인식하고 조절하는 메타인지의 방법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긍정적 정서, 활력, 회복탄력성, 자존감, 자기조절 능력, 공감, 연민, 소통 및 관계 형성 등과의 인과적 관련이 입증된 만큼 내면적 및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아갈 힘을 신장해줄 수 있기 때문에 도덕교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 [마음챙김의 도덕교육적 중요성 및 관련 쟁점] 마음챙김 기반 교육을 도덕과에 도입해야 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나바에즈에 따르면 자동적인 사고의 변경 및 직관 수정, 자기조절 능력, 도덕적 메타인지 등을 중심 특징으로 하는 ‘마음챙김 도덕(mindful morality)’이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도덕적 상태이고, 이를 위해 마음챙김 명상이 기여할 수 있다. 나바에즈의 삼층윤리이론(Triune Ethics Theory: TET)에서 마음챙김 도덕은 안전윤리가 평온한 가운데 직관에 기반을 둔 관여윤리(상호주관성 및 타인에 대한 공감)와 숙고에 기반을 둔 상상윤리(특히 공동체적 상상, 즉 경험에 기초한 추상화 능력)가 결합된 상태이다. 달리 말해 마음챙김 도덕은 좌뇌와 우뇌, 직관과 추론, 정서와 추상화가 조화를 이룬 상태이다. 이런 상태에 도달하면 자동적인 직관이 오류를 범할 때 숙고가 개입하여 즉시 알아차리고 ‘하지 않을 자유의지(free won’t)’를 발휘할 수 있다. 마음챙김 도덕은 나바에즈의 IEE ‘단계 4: 학생들의 자기저자의식과 자기조절능력 촉진시키기’에도 반영되어 있다. IEE 단계4는 인격 발달의 주도권을 학생에게 넘기는 것을 지향하고, 이는 메타인지를 통한 자기조절을 요구하는데, 이를 위해 마음챙김 훈련이 도움을 준다고 나바에즈는 강조한다. 나바에즈가 가장 모범적인 도덕적 정향으로 제시하는 마음챙김 도덕은 도덕교육이 추구해야 할 목표와 내용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 도덕과에서 마음챙김이 필요성과 의의를 가지는 두 번째 이유는 마음챙김이 교과 핵심역량인 ‘윤리적 성찰’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성찰은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고 살피는 과정으로, 도덕성 발달을 위한 핵심 요소이다. 마음챙김은 현재의 인지 과정과 마음의 작용 그 자체에 대한 성찰 활동을 목적으로 하는 동시에 나아가 자신의 삶에 대한 성찰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연습이다. 또한 마음챙김은 초기 불교의 수행론(sati)에 뿌리를 둔 것으로서 궁극적으로 모든 존재의 평등성과 연결성이라는 윤리적 지향을 가진다는 점에서도 윤리적 성찰과 연결된다.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띠를 계·정·혜(戒定慧)라는 삼학의 일부로 바라보면서, 기본적 바탕이 되는 도덕적 삶(戒) 및 궁극적 목표인 지혜(慧)라는 요소들과의 관계 속에서 조명할 수 있어야 한다. 한편 명상법 중에 자비명상과 같은 것은 적극적으로 윤리적인 감정과 태도를 계발하는 수련 방식이기 때문에, 도덕성이나 윤리적 성찰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마음챙김의 도덕교육적 중요성을 정당화하는 세 번째 근거는 증거 기반 마음챙김 교육 프로그램의 성과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맥카운(McCown)의 마음챙김 기반 프로그램(mindfulness-based intervention: MBI)과 에모리대학의 ‘사회정서윤리학습(Social and Emotional Ethical Learning: SEE학습) 프로그램으로, 모두 마음챙김 명상에 윤리적 요소를 반영한 것이 성과를 낳고 있음을 보여준다. 맥카운은 MBI를 통해 3차원·7영역(신체성·우연성·인류애, 비질병화·비도구성·비계층성, 우정)으로 구성된 윤리적 영역(ethical space)이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한편, 에모리대학의 SEE 학습 프로그램은 인식·연민·관여라는 세 차원과 개인정·사회적·시스템 등 세 영역에서의 성찰적 실천을 위한 기초로서 마음챙김을 통한 주의력(attention) 개선을 도모한다. 두 프로그램 모두 마음챙김이 자기 인식, 타인과의 윤리적 관계, 더 나은 공동체 만들기 등 도덕적 삶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주며, 따라서 마음챙김이 곧 윤리적 성찰 과정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 마음챙김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유명 인사들과 글로벌 기업들의 지지를 받는 등 주류 문화로 부상하면서 동시에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로널드 퍼서의 <맥마인드풀니스>(Purser, 2021)에서는 마음챙김이 전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마음챙김이 사회적 문제를 도외시하고 개인의 편안한 순응을 유도하여 자본주의 시스템과 공모하여 현상 유지에 기여한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는 본래 타인에 대한 연민과 모두의 행복 증진 등 인류애적 지향을 가졌던 마음챙김의 종교적 근원이 탈색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마음챙김에 대한 더 깊은 연구를 통해 개선될 여지가 있다. 또한 퍼서의 일반화에 대한 반대 사례로 맥카운의 윤리적 모델과 SEE 학습 프로그램과 같은 윤리적 요소를 반영한 효과적인 마음챙김 교육 프로그램을 제시할 수 있다.
  • [마음챙김 명상을 통한 초·중등 도덕교육 실천 방향] 도덕과에서 마음챙김 명상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다. 도덕과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을 통해 자기 내면에 대한 관찰자적 자아 단련, 마음의 평정과 자기성찰을 수반하는 자기관리, 억견과 분별심 또는 결과에 대한 집착 및 단순한 쾌락주의적 삶으로부터의 해방, 그리고 ‘하지 않을 자유의지’를 발휘하여 성급한 행동과 충동을 제지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또한 도덕과에서는 마음챙김 명상을 활용하여 육체적, 정서적, 정신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긍정적 태도자기통제력을 길러주고, 사회적, 관계적으로 건강한 삶을 살도록 해주는 공감, 관용, 용서, 사랑 등의 마음의 능력을 체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이처럼 마음챙김 명상을 활용하여 학생들이 육체적, 정서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무엇보다 심리적으로 안전하고 지지적인 학습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기초 작업으로서 큰 의미가 있다. 나바에즈에 따르면, 안전하고 지지적인 교수·학습 환경을 조성하지 않으면 자기 보호 및 안전에 관련된 신경 회로가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생산적인 소통과 협업을 위한 심리적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마음챙김은 자기 내면의 건강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공감과 이해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유도할 수 있어 안전하고 지지적인 학습 환경에 기여한다. 
  • 또한 마음챙김 명상은 최근 많은 학자들과 기관들이 강조하듯이 21세기 핵심역량 증진과 연결되어 있다. 도덕과에서도 21세기의 세계시민으로서 자신과 전혀 다른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살아가도록 돕기 위해 마음챙김을 활용하여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리고, 협력과 소통의 기술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 마음챙김의 도덕교육적 적용을 위해서는 초·중·고 학교급별로 마음챙김 학습의 범위와 계열성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

 

[생각]

  • 마음챙김은 불교뿐만 아니라 동서양의 다양한 철학 전통에서 수행한 정신 수련에 공통되는 기본 요소이다. 서양 고대의 여러 학파들도 지속적인 주의 집중(prosochē)을 자기변화를 위한 정신 수련의 기본 방법으로 삼았다(Hadot). 이러한 사상들과 접목할 때 마음챙김 명상은 집중력 향상과 마음의 평온을 넘어서서 윤리적인 이상과 연결된다. 스토아주의자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끊임없이 현재 자신의 생각, 행동, 경험에 주의를 집중하려 했고, 과거나 미래의 모든 사건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하여 ‘오직 이 무한히 작은 현재’에만 살아가려 했는데, 이와 같은 현재에 대한 주의집중은 궁극적으로 자신의 사고와 감정 속에서 자신에게 달린 것과 자신에게 달리지 않은 것을 명확하게 구분하고, 유일하게 도덕적인 가치를 가지는 전자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것이다. 이처럼 마음챙김적 명상은 무엇보다도 윤리적 삶을 실천하기 위한 방법이 되기 때문에 도덕과에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다. 
  • 하지만 '만물의 연결성'에 대한 통찰 같은 것은 학생들이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알묘조장이 불가피하지 않을지. 반면 자기 마음에 대한 통찰과 주의 집중력 계발은 모두에게 가능하다.
  • 마음챙김이 도덕적 메타인지 계발과 인지편향 극복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하이트가 지적했듯이, 개인이 혼자서 자기 직관의 오류를 합리적으로 교정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위험하다. 편향된 사고의 교정을 위해서는 자기 내면을 들여다보는 것보다는 논쟁 수업 등을 통한 상호 비판과 개방적·협력적인 의사소통을 훈련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상호작용을 통한 집단적인 합리적 추론이 희망이다. 
  • 안전하고 지지적인 학습 환경이 필요하다는 나바에즈의 주장에 대체로 동의하지만, 그것을 신경학 이론으로 뒷받침하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심리적 불안정이 대체로 공감적이고 숙고적 도덕성 발휘를 어렵게 한다는 것은 우리가 체험적, 현상적으로 확인하는 것이고, 그래서 우리가 나바에즈의 결론에 동의하는 것이지, 뇌 구조에 기반한 설명이 설득력을 더해주지는 않는 것 같다. 또, 심리적 안정이 대체로 도덕성과 상관관계가 있다고 할 때, 우리는 가능한 심리적 안정을 증진하도록 노력하기도 해야겠지만, 그것이 도덕교육의 본질적인 영역에 포함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심리치료와 도덕교육은 다르다. 도덕성을 발현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마련해주는 것과 도덕성 자체를 교육하는 건 다르다. 심리 건강에 좋은 모든 것을 도덕교육에 포함시킬 수는 없다. 만약 재산이 풍족할수록 도덕성을 발현하기에 유리하다면, 재산 불리는 기술도 도덕교육에 포함시킬 것인가? 한편 험한 정서적 환경에서 성장한 사람, 극도로 불안하고 우울한 사람이 탁월한 도덕성을 발휘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도덕교육은 자신의 심리 상태와 상관 없이 도덕적으로 살 힘을 기르는 것도 포함한다.
  • 마음챙김 명상 가르치고 싶다. 모두가 알게 할 가치가 있다. 나부터 더 열심히 실천하고, 설명할 수 있고 실제 진행할 수 있도록 할 것.